[열린마당]반도체 조명산업을 키우자

지난달 18일 한국광기술원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반도체 조명산업을 키워 나갈 광주의 지역혁신클러스터 사업을 모범적인 클러스터 모델로 평가했다. 또한 이를 포함한 광산업을 ‘밝고 유망한’ 산업으로서 성공을 확신했다.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클러스터 사업의 모범 모델로서 이 클러스터의 성공을 확신한 대통령의 격려는 반도체 조명산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반도체 조명산업의 핵심에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있다. LED는 빛을 내는 반도체로, 전류를 흘려주면 전기에너지가 빛으로 바뀌며 물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빛을 만들 수 있다. 이 발광소자는 빛의 삼원색인 적색, 청색 및 녹색 빛을 만들 수 있어 디지털 제어로 총천연색 구현이 가능하며, 반도체 소자이기 때문에 수명이 길고, 소비 전력이 적어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며 친환경적이다.

 LED는 교통 신호등이나 전광판에 주로 사용돼 왔으나 휴대폰의 키패드 조명, 카메라 플래시 및 소형 LCD 백라이트에 적용되면서 현재 응용범위가 가장 넓다. 또 자동차의 각종 램프 및 계기판에 사용되고 있으며 1∼2년 내에 헤드램프도 LED로 대체될 것이다.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대형 LCD TV 역시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 LCD TV는 기존 방식으로 제작한 것과 비교할 때 색채의 선명도가 매우 뛰어나다. 우리나라는 LCD 디스플레이 강국인데 이 LED가 국내 LCD TV의 품질을 한 차원 높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명용 전기에너지 비율은 약 20%다. 반도체 조명은 일반 조명에 비해 50%의 전력이 절감되어 국가 총 전기에너지의 10%를 절감할 수 있다. 약 2조원이 소요되는 원자력발전소 2기의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휘도 LED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4년 기준 36억달러다. 2007년부터 반도체 조명시대가 형성되어 2010년경에는 150억달러, 2020년경에는 700억달러 이상으로 커져 글로벌 핵심산업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전망에 따라 미국·일본·대만·중국 등은 반도체 조명기술 개발을 대규모 국책과제로 중점 지원하고 있으며, 반도체 조명사회 진입을 위해 LED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메모리, 휴대폰 및 디스플레이사업 이후의 차세대 주력산업을 찾아야 하며, 반도체 조명산업이야말로 유력한 후보산업임을 자신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첫째, 고휘도 LED 및 반도체 조명산업을 국가 차원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현재 지역특화산업인 광주 광산업 육성사업에서 고휘도 LED를 중점 분야로 선정했고, 지역혁신 클러스터 사업의 일환으로 LED밸리를 광주 첨단산업단지에 구축해 세계 반도체 조명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지역사업에 국한되어 있고 미국·일본 등과의 기술 격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기술개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불어 LED소자, 패키징, 응용모듈 등 다양한 핵심기술별로 컨소시엄을 만들어 상호 역할 분담을 하고 개발된 기술 및 특허를 공유하는 등 전방위 협력체제를 갖추어야만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둘째, 반도체 조명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조명제품에 대한 평가방법을 정립해 제품 성능 및 품질 인증제도를 만들고 관련 규칙 및 준칙을 제정해야 한다. 또 반도체 조명산업의 공익성을 알리고 국내 몇 개 도시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LED를 확대 보급해야 한다.

 현재 양산용 백색 LED의 조명효율은 백열등을 대체할 정도까지 이르렀으나 원가 문제 등으로 아직 일반 조명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LED의 성능이 10년마다 20배씩 좋아지고 가격은 10분의 1로 낮아지고 있는 기술의 잠재성을 고려하면 반도체 조명시대로의 진입은 시간 문제인 것 같다.

 이제 반도체 조명산업은 휴대폰·메모리·디스플레이사업의 뒤를 이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인식돼야 한다. 아울러 이 산업을 키워 나갈 클러스터의 성공을 주문한 대통령의 의지가 정책에 반영돼 반도체 조명산업을 포함한 광산업이 국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할 날을 기대해 본다.

◆김태일 한국광기술원장 tikim@kop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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