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좋아하는 이 없다. 누구나 성공하길 바란다. 국가 CEO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랐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고려대 함성득 교수의 처방은 명료하다. 우선 공평한 인재 등용이다. 둘째, 측근의 부정부패 방지다. 다 아는 내용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노 대통령은 나중에 개혁 대통령 또는 서민 대통령 등 어느 것으로 불리는 것을 바라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과기 분야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IT분야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다. 인터넷 강국의 대통령답게 인터넷 사용에도 능하다. 인터넷과 정치를 접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컴퓨터와 친하다. 컴퓨터 앞에 있는 대통령을 자주 볼 수 있다. 지시사항이나 지인,국민 등에게 e메일도 보낸다. 연하장도 e메일로 보냈다. 그 정도가 아니다. 인터넷에 댓글까지 올렸다. 인터넷 대통령이라고 할 만하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대통령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생활해야 하는 자리다. 그 바쁜 시간에 국민에게 e메일을 보내고 게다가 댓글까지 올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댓글을 올렸다. 내용 못지 않게 그 자체가 파격이었다. 그런 만큼 인터넷 대통령, IT 대통령, 과기 대통령이 될 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역시 실천이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IT나 과기 분야는 역대 정권에 비해 획기적인 조치가 많았다. 청와대에 과학기술정보보좌관도 신설했다. 지난해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과기부총리제를 도입했다. 과기 분야에 부총리를 둔 나라는 세계에 우리뿐이라고 한다. 과기부총리의 권한도 크게 높였다. 과학기술 분야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미시경제를 총괄하게 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총괄 조정할 과학기술혁신본부도 설치했다. 6조원에 달하는 국가 R&D사업에 관한 조정배분권도 부총리가 행사할 수 있게 했다. 과기부총리는 밑에 차관 2명을 거느리고 있다. 대단한 정책적 지원이다.
그뿐이 아니다. 지난 3월 말에는 대덕R&D특구를 지정했다. 노 대통령은 대덕에서 나온 훌륭한 기술들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통해 기업화되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구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덕R&D특구는 지난 74년 조성돼 30년 넘게 R&D와 첨단기술인력 양성의 메카로 발전해 왔다. 문제는 세계 최고 기술의 산실로 발전하는 일이다. 노 대통령은 이공계 살리기와 이공계 인력 공직특채 확대 등 파격적인 정책도 도입했다.
이런 것만으로 노 대통령을 IT 대통령, 과기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런 기반 위에 과기정책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국민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일 때 그런 평가가 가능하다. 핀란드는 지난 20여년 간 연구와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그래서 세계 과학기술의 선두국가라고 한다. IT산업을 기반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했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이 과기기술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정책을 올곧게 밀고 나간다면 과학기술 강국을 실천할 수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IT나 과학기술은 말이 필요없다. 말 대신 실력으로 결과물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니 정치 분야처럼 다툴 일이 없다. 허세를 부릴 수도 없다. 정부가 설정한 국가과학기술시스템을 혁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면 된다. IT나 과기 분야 정책만 집중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거듭 말하건대 대통령은 국가 CEO다. 나라를 풍족하고 부강하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 씨앗을 IT와 과기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 노 대통령이 과기 대통령 또는 IT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현덕주간@전자신문,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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