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윤 엠버튼 마케팅팀장

잘 만든 게임도 버그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출시 전에 게임에 대한 검수를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역사가 짧아 아직 체계화가 덜된 모바일 분야라면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엠버튼의 노승희 팀장은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사람이다.

# 회사 경쟁력의 핵심

“7∼8개 타 업체의 검수를 도와준 적이 있는데 전부 술 한잔 산다더니 아직 아무도 안사네요. 하하하”

엠버튼의 노성윤 마케팅팀장(29)은 엠버튼의 모든 게임을 검수할 뿐 아니라 다른 업체의 검수까지 거들고 있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검수분야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가 2003년 4월 엠버튼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검수한 게임을 모두 합하면 30여종에 이른다.

노 팀장은 게임산업개발원과 함께 모바일 품질 평가에 관한 정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검수절차’에 대한 방법론까지 정립했다. 새로 모바일 게임 업계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검수에 대한 자문을 구하면 대부분 노 팀장을 찾아보라고 권할 정도라고 한다.

엠버튼의 홍철운 사장은 친분이 있는 다른 모바일 업체 사장들이 대놓고 노 팀장을 달라고 조르는 경우도 많아 가끔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며 그를 치켜세운다.

하지만 그는 엠버튼을 떠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다고 한다. 회사의 분위기가 좋은데다 벤처기업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바로바로 결과를 볼 수 있어 좋기 때문이란다.

그의 탁월한 검수 능력은 곧 엠버튼의 경쟁력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 업체가 한달에 1개 게임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엠버튼은 한달에 2~3개의 게임을 오픈하고 있다.

# 게임하려 대중교통 이용

“검수를 할때 일로 생각하면 남들이 보는 것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해야 잘못된 점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노 팀장의 검수 실력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노 팀장은 일부러 왕복 2시간이나 걸리는 출퇴근때 자가용을 놓아두고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는 게임을 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의 여자친구의 가장 큰 불만도 그가 지하철하고 버스만 이용하는 점이란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2003년 4월 이후로 국내에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게임은 모두 다해봤단다. 더구나 한달에 60~70개 꼴의 게임이 나오는데 아주 재미없는 게임 빼고는 전부 엔딩을 봤다고.

그러다보니 게임을 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주로 회사 휴대폰을 이용해 게임을 하고 개인적으로 오래즐기고 싶은 게임만 개인 휴대폰을 이용한다.

“게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이벤트가 있으면 충전기를 꼽고 새벽 3~4시까지 하기도 하지요.”

노 팀장은 동종업계에서는 ‘이벤트 킬러’로 통한다. 한번은 ‘짜요짜요 타이쿤’ 이벤트에서 2등 상품이 탐이나 일부러 2등을 했을 정도다.

# 우연한 기회로 게임업계 투신

“고등학교 동창이던 김준수 이사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개발자들조차 쩔쩔매던 게임을 단 20분만에 엔딩을 봐 전격적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요.”

광운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PD로 활동하던 노 팀장이 게임 업계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사실 우연한 기회에서 였다.

하지만 그는 사실 어려서부터 게임 마니아였다. 그는 김준수 이사와 고등학교 시절 오락실을 수시로 들락거렸는데 당시 주로 ‘킹오브파이터’와 같은 대전 게임을 즐겼다고 한다. 이는 대전 게임이 상대를 이기면 돈을 더 넣지 않고도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50여판을 내리 이긴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김 이사와는 서로 대전하는 것을 피했다고 한다. 서로 실력이 비슷해 둘이 겨룰 경우,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검수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노 팀장은 게임 기획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엠버튼이 5월 4일 내놓는 ‘컬투 미친소 맞고’가 그가 처음으로 기획해 나오는 게임이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전권을 갖고 게임 퍼블리싱을 해볼 작정인데 회사로부터 허락도 받았다고 한다. 이는 그의 지인들 중에 게임에 대해 잘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이다.

<황도연기자@전자신문, dyhwang@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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