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VoIP]장비시장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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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분야는 ‘음성→데이터’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VoIP(Voice over IP)다.

 VoIP 시장은 크게 반도체·장비·서비스 시장으로 구분되며, 장비 시장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서비스 사업자 시장으로 구분된다. 한때 다이얼패드와 같은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VoIP 장비 시장은 기술의 미성숙과 통신 경기 침체로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으나 최근 IT 경기 점진적 회복, VoIP 기술 발전, VoIP 규제 완화, 서비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가장 투자가 활발한 분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로 진화하면서 전통적인 회선교환 음성 스위치 장비 시장은 연 평균 10% 내외의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VoIP 장비 시장은 연 평균 51%씩 성장, 2008년에는 전체 서비스 사업자 음성 스위치 장비 시장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장비 시장 규모=지난해 하반기 한국IDC가 발간한 ‘한국 VoIP 장비 시장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03억원에 불과하던 VoIP 전체 장비 시장은 향후 5년간 연 평균 성장률(CAGR) 41.3%를 기록, 2008년에는 257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VoIP 장비는 크게 통신사업자 및 서비스 사업자 네트워크에 위치하는 사업자용 장비와 엔터프라이즈와 가정에 공급되는 가입자 장비(CPE)로 구분된다. 사업자용 장비에는 소프트스위치와 미디어 게이트웨이가 포함되며, 가입자 장비로는 IP PBX 관련 제품군과 VoIP 게이트웨이, VoCM(Voice over Cable Modem) 등이 있다. IP PBX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VoIP라는 용어 대신 IP전화로 사용한다.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각 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통신사업자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소프트스위치가 10.6%, 미디어 게이트웨이 14.2%, 엔터프라이즈와 가정에서 사용하는 VoIP CPE 게이트웨이가 36.1%, IP PBX 시스템이 25.3%, IP폰이 13.8%로 나타났다. 오는 2008년께는 소프트스위치 6.4%, 미디어 게이트웨이 11.9%, VoIP CPE 게이트웨이 27.3%, IP PBX 40.2%, IP폰 14.2%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업자 네트워크에 위치하는 소프트스위치와 미디어 게이트웨이 시장 규모는 2003년 각각 48억4000만원, 65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소프트스위치는 165억원, 미디어 게이트웨이는 308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IP폰을 포함한 IP PBXs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03년 179억2000만원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50.9%를 나타내 2008년에는 140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엔터프라이즈 및 가정에서 사용하는 VoIP 게이트웨이 장비 시장 규모는 2003년 165억원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3.7%를 기록, 2008년에는 704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장비업체 역학구도 변화 조짐=지금까지 통신 서비스 사업자 회선 교환 음성 스위치 장비 시장은 알카텔, 루슨트, 에릭슨, 노텔, 지멘스 등 대형 장비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해 왔다.

 그러나 VoIP로의 전환은 통신장비 시장 구도에도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전통적인 회선교환 방식 장비를 공급한 업체에서 IP 기반 장비 업체로 주도권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존 장비 업체들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비스 사업자와의 오랜 관계뿐만 아니라 이미 수십년에 걸쳐 음성 서비스 및 주요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해당 통신사업자 네트워크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사항을 충족시키는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또 뒤처지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신생업체 인수합병 및 제휴 체결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은 기존의 음성 기반 장비업체와 패킷 기반 장비업체 간 합종연횡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강력한 VoIP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노텔, 어바이어를 비롯해 소너스, 시스코, 루슨트, 지멘스 등의 시장 주도가 예상된다. 시장 초기 단계라 많은 업체가 난립중이나 적정 매출 미달 업체는 향후 2∼3년 내에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장비 수요는 단계별로 △1단계 비용 절감을 위한 장거리 통신 사업자의 패킷 교환 백본 구축 △2단계 소규모 지역 통신 사업자(RBOC)의 클래스 5 스위치 교체 △3단계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고객 가정 및 빌딩까지의 VoIP 전용 전화기 또는 미디어 게이트웨이가 이끌 전망이다.

 70년대부터 시작된 ‘음성 스위치의 아날로그→디지털 전환 작업’은 현재 약 90% 수준까지 완료하는 데 20년 가까이 소요됐다.

 회선 스위치 1개를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4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PSTN을 VoIP로 완전 대체하는 데는 적어도 10∼15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들도 기존 장비를 한 번에 교체하기보다는 TDM 스위칭과 차세대 스위칭을 병행하면서 자연스럽게 VoIP로 전환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비업체의 시장 점유도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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