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경쟁국과 같은 조건에서 만이라도 싸울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가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장비 제조에 필요한 부품·원재료를 수입할 때 부과되는 관세 부담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현황=일본·대만·중국 등 경쟁국들은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에 쓰는 부품을 사실상 무관세로 도입해 장비를 만들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은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기계설비·부품·원재료 등을 수입할 때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중국도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첨단업종은 2010년까지 관세와 부가세를 전액 면제해 준다. 또 일본은 대부분 부품·원재료를 자체 조달하고 있어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국산 디스플레이 장비가 수출경쟁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의 부품을 무관세화 해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도체장비와의 형평성=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행 관세법은 반도체 장비 제조에 필요한 부품·원재료에 대해서는 8%의 기본 관세를 감면해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기능이 같은 부품이 반도체장비에 적용되면 과세가 안되고 디스플레이장비에 쓰이면 관세가 부과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비업계 한 CEO는 “용도별로 차등부과되면서 LCD제조용을 반도체용으로 수입하는 일탈행위의 발생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불균형한 현행법이 범법자를 양산을 조장하는 셈이다. 경쟁국인 대만·중국은 ITA 해당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무관세 처리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품·재료 산업 현황=세계 최고 패널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장비·재료업계는 디스플레이산업의 성장과 투자 확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핵심 장비의 국산화도 급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와 관련부품은 아직도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LCD용 부품·소재는 50% 정도 국산화가 실현됐으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용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은 10%, PDP용도 3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관세화의 필요성=디스플레이 장비는 전방산업의 도움으로 대표적 수입 아이템에서 어렵게 수출 아이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15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이 오는 2008년에는 12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장비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장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미국 장비업체와 급부상하고 있는 대만·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최소한 경쟁력을 갉아먹는 세제상의 불평등은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을 위해서도 장비용 부품·원재료의 무관세화는 한시적으로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입장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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