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왜 원천기술어야 하는가

몇 년 전부터 세계 여러 국가는 대한민국 앞에 꼭 모바일 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을 만큼 휴대폰 관련 기술이 뛰어나고, 앞선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품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는 모습은 이미 낯설지 않다. 더 나아가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들도 한국 업체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유수 기업들은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시도하며 빠르게 변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모바일 강국으로 만든 주역은 누구일까. 바로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제공해 온 무선 솔루션 업체들이다.

 현재 국내 무선 솔루션 업체들은 벨소리·플래시·동영상·게임·3D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네오엠텔(모바일 플래시)과 인프라웨어(브라우저),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를 만드는 인트로모바일, 모바일 3D 그래픽 엔진을 출시하는 리코시스, GVM/GNEX로 게임 VM을 보유한 신지소프트가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로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네오엠텔의 경우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니메이션 이미지 기술이 국내 이통 3사의 표준으로 채택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14개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인트로모바일은 MMS솔루션을 10여개 글로벌 이통사업자에 공급했으며, 전세계 CDMA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기반으로 PC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네오엠텔과 인프라웨어, 인트로모바일, 리코시스, 신지소프트는 모바일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국산 소프트웨어 비중이 18.4%에 불과해 완제품의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이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가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히려 해외 기술 사용을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자바(JAVA)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데도 우리 기술보다 자바 기술이 대세인 양 혼동하여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자바 기술 사용을 우선시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원천기술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무기다. 원천기술은 해외 제품을 대체함으로써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해외 서비스 및 표준으로 채택돼 기술료를 받는 기반이 된다. 모바일 분야의 IT 강국 이미지를 해외에 전파해 국위 선양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새로운 서비스 분야를 창출함으로써 수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이처럼 모바일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더욱이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가 되는 원천기술 분야를 더욱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는 지금처럼 우리 기술로 세계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우수 국산 신기술을 북돋워 주고 벤처기업들이 원천기술을 개발, 사업화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등 원천기술 육성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원천기술의 힘이 10배, 100배로 커져 지속적인 고용 창출을 유발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며,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 choicy@sinji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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