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YTN DMB, KMMB, 한국DMB 등 선정된 6개 지상파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자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지상파DMB 활성화 논의를 시작한다. 6개 사업자들은 입을 모아 ‘지상파DMB 6사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지상파DMB 안착을 도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3회에 걸쳐 지상파DMB 활성화를 위한 현안을 파악해 대안을 모색해본다.

“모 이통통신사에서 음영지역을 커버키 위한 중계망 구축에 최대 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믿기지 않지만 고민스럽다.”

지상파DMB 사업자로 선정된 모 지상파방송사 관계자의 말이다. 즉 6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이동통신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지하철과 건물안(인빌딩) 등 음영지역까지 독자적으로 중계망을 구축할 때 드는 투자 추정치다. 대형건물에는 중계기 설치 대가를 줘야 하고 사업자가 일일이 설치할 경우 이보다 더 들 가능성도 있다.

6개 사업자의 투자계획에는 ‘중계망 투자’가 빠져있거나 막연하다. 중계망을 구축해본 경험이 없는 방송사로선 정확한 비용 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KBS는 기존에 투자한 60억원에다 추가적인 방송국 설비에 6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스튜디오 등 제작관련시설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 김혁 KBS PD는 “방송사들만 중계망 구축에 나서면 사업자당 100억원 정도 필요하며, 이밖에 간이중계시설 50억원, 관악산·용문산·남산 등 송신소 업그레이드 비용 20억∼30억원 등 총 170억∼180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혁 PD는 “수익모델이 뻔한 가운데 현금 170억∼180억원은 부담스러워 내부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지상파DMB사업자도 마찬가지다.

MBC는 이미 투자된 36억원 외에, 올해 55억원, 2006년 49억원, 2007년 32억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며, 2008년이후는 매년 20억∼30억원의 추가 투자를 예상한다. 송신네트워크 부분 투자만 보면 올해 송신소 업그레이드에 24억원, 내년 송신소 16억원, 간이중계시설 13억원, 2007년 간이중계시설 26억원 등이다. 김윤섭 MBC 부장은 “중계망은 6개 사업자가 공동투자를 원칙으로 5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BS는 기투자 16억원를 제외하고 2009년까지 161억원을 투자한다. SBS역시 음영지역 중계망에 대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김인주 SBS차장은 “구축비용을 350억원정도 예상했을때 한개 사업자가 60억∼70억원정도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YTN DMB는 중계망 구축 예상 비용 50억원을 포함해 송신시설 등 인프라에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MMB컨소시엄의 경우 올해 송출 설비에 25억원, 콘텐츠 제작시설에 7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결국 신규 플랫폼인 지상파DMB 망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전체 로드맵이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 송신소와 간이중계소까지 방송국이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중계망은 전혀 구축 경험이 없어, 이동통신사업자의 추정치를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상파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DMB 수익모델로는 방송국 설비나 송신소, 콘텐츠 제작 비용 등을 감당키도 힘들며 사업자당 100억원대의 중계망 구축과 매년 20억∼30억원 운영비 지출은 아무리 지상파방송사라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결국 플랫폼 사업자는 선정됐지만, 플랫폼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안갯속’인 셈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