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SK텔레콤 측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잠시 후 IHQ 관련 공시가 나오는데 의미를 너무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조심스런 당부였다. 공시내용은 지난 2월 초 IHQ지분 인수 계약에 숨겨진 콜 옵션이 있었다는 것. 주식 추가매입을 내용으로 한 콜 옵션을 실행할 경우 SK텔레콤은 IHQ의 1대 주주가 된다. SK텔레콤이 우려한 부분은 자금력을 앞세워 콘텐츠 산업을 집어삼키려 한다는 식의 해석이었다. 이 때문에 “옵션 실행은 시너지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1년 뒤 내리게 될 것”이므로 “아직까지 경영권을 가져가게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결정 보류의사를 굳이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주말 SK그룹 CEO간담회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SK텔레콤이 밝힌 향후 3년의 투비(to-be)모델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SK텔레콤 측은 이 회의에서 자회사와 해외사업을 포함, 매출 12조∼15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한 반면, 최 회장은 20조원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국제증시 기대치에 비해 너무 낮은 목표라는 지적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0년 ‘2005년 25조원 매출 달성’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영역 확대(컨버전스) 전략에는 금융·방송·단말기·콘텐츠 등 이른바 컨버전스 산업분야의 적잖은 반발과 견제가 집중됐다. 아직 무엇 하나 당초 구상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심’은 심한 경우 ‘소극적’으로 비쳐지는 모양새가 됐다. 정책당국의 규제도 이 같은 모양새에 한몫을 더했다.
흔히 벼룩을 유리상자에 넣어두면 상자 높이만큼만 뛰어오르게 된다고 한다. 속으로야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겉으로는 유리상자의 높이에 맞춰 뛰는데 익숙한 모습이 SK텔레콤에서 간혹 드러난다. 이보다는 반발과 견제를 보이는 상대방을 안고 함께 높이 뛸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SK텔레콤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기존 사업자들도 시장을 지키기보다 규모를 키우는 동반성장에 함께 머리를 짜내는 모습을 기대한다.
IT산업부·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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