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프린터사업 수세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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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패커드(HP)의 핵심 사업인 프린터사업에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HP의 프린터 사업이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HP를 괴롭히고 있는 대표적 경쟁사는 일본 세이코엡손. 이 회사는 199달러 포토프린터인 ‘픽처메이트’를 카메라업체인 니콘과 공동으로 판촉하면서 HP를 압박하고 있다.‘픽처메이트’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 원래 199달러인 이 제품은 50달러의 리베이트가 제공되는데 니콘 카메라와 같이 구입하면 추가로 100달러를 더 리베이트 해주고 있다. 여기에 엡손은 미 대형 전자유통매장인 컴프USA와도 협력해 컴프USA에서 ‘픽처메이트’를 사면 40달러를 또다시 리베이트해주고 있다. 결국 199달러 ‘픽처메이트’를 컴프USA에서 니콘 카메라와 함께 구입하면 단돈 9달러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이 결과 ‘픽처메이트’는 작년 12월 미 프린터 시장에서 매진사태를 빚기도 했다.

반면 전통의 프린터 시장 1위 업체인 HP는 ‘픽처메이트’와 비슷한 기종의 자사 프린터를 같은 기간 149달러에 판매하면서 리베이트는 고작 50달러에 그쳤다.

엡손의 사례는 프린터 부문에서만 연간 2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HP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엡손 외에도 캐논, 렉스마크인터내셔널, 델 등 라이벌 프린터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타도 HP’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최근 분기 HP의 소비자용 잉크젯 프린터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13%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미국 프린터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말 HP는 미국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서 48.1%를 차지했는데 이는 일년전(57.4%)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잉크젯 뿐 아니라 레이저프린터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38.9%에 그쳐 역시 일년전(45.7%)보다 6.8% 떨어졌다.이같은 하락세는 프린터 사업이 HP의 ‘왕관의 보석’ 같은 핵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던져 주고 있다.

HP는 프린터&이미징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3분의 1, 그리고 수익의 4분3을 올리고 있다. HP의 프린팅 사업은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HP의 프린팅 영업이익률이 오는 10월 끝나는 2005 회기에 15%로 떨어져 전회기(15.9%)보다 0.9%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투자기관 펄크럼글로벌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로브 시흐라는 “그동안 HP의 프린팅 사업은 걱정이 없었지만 지금은 이상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HP 내부적으로도 프린터&퍼스널컴퓨터를 담당하는 보메시 조시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변화해야”한다는 요지의 서한을 직원들에게 보내며 “프린터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