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집계한 수치는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체감경기가 아직도 얼어붙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부터 공개SW를 비롯한 정부의 SW육성정책이 있었지만 이 같은 정책이 실제 현장의 업체들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원 방식, 가격보장, 유지보수 서비스 등 업체들의 경영에 현실적으로 와닿는 정책 없이는 올해라고 특별히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자 수 곤두박질=사업자등록업체를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전체 SW사업자 수는 5747개로 전년 6103개에 비해 356개 줄어들었다. 2002년 5511개에서 2003년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가 다시 곤두박질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경기 여파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상당수 영세업체의 수익률이 악화되고 100억원 이상인 업체들 가운데도 주력 업종을 전환한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의 업체는 2003년 168개(전체 사업자의 2.8%)에서 지난해에는 120개(2.1%), 10억원에서 100억원 미만 사업자 역시 2003년 1158개(19.0%)에서 지난해에는 977개(17.0%)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연 매출액 1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 수는 2003년 3040개에서 지난해 2909개로 줄었으나 비율 면에서는 2003년 49.8%에서 지난해 50.6%로 늘어났다.
자본금 기준에서는 1억원 미만의 사업자는 2003년과 2004년 모두 1501개로 동일했으나 1억원에서 10억원 미만의 업체는 2003년 3487개에서 지난해 3281개로 줄어들었다. 이는 소규모 업체들의 도산이나 업종전환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력 사업별로는 패키지SW 개발업체는 증가했으나 SI와 SW, 컴퓨터관련 서비스사업은 2003년에 비해 업체 수와 비율에서 대폭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단 패키지SW 개발업체는 2003년 655개에서 지난해 797개로 늘어났다.
◇SW업계 지방으로=특징적인 것은 SW업체들의 탈 서울 바람이다. 절대 수치에서 지난해 서울에 위치한 업체는 3083개로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점차 지방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은 2000년 66.2%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2003년 55.4%, 지난해에는 53.6%로 떨어졌다.
반면 인천을 제외한 경기도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2000년 5.7%에서 지난해에는 9.6%로 높아졌다.
이는 수익이 줄어든 업체들이 사무실을 서울에서 성남, 안양, 수원 쪽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또 전남과 전북 지역이 상대적으로 SW업체 수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SW육성책 달라져야=최근 경기회복설에도 불구하고 국내 SW업체들의 상황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로 정부의 현실성 있는 SW육성책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특히 공개SW와 임베디드SW가 우선시된 육성책보다는 그동안 외면돼온 솔루션 분야에 대한 제도적 지원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업체 사장은 “지금까지 패키지SW를 비롯한 솔루션 분야에 대한 육성책이 없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며 “SW에 대한 가격보장이나 대금회수에 있어 신중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여전히 정책은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기업에 대한 직접지원에 치중해 있다.” 며 “정부가 앞장서 SW 구매분량을 늘리고 유지보수체계를 현실화하는 등 SW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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