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HSDPA 단말기 개발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지멘스·노텔 등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지멘스·노텔은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3GSM 월드 콩그레스’에 시제품을 발표했다. 삼성·LG는 이미 지난해 연말 시제품 수준의 단말기를 개발했으나 발표시기를 놓고 내부 조율중이었다.
◇세계 첫 상용 수준 3.5G폰 개발 “의미”=우선, 3.5세대(G)로 지칭되는 상용화 수준의 HSDPA단말기를 세계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게 됐다. 지멘스와 노텔이 각각 단말기,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시제품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 리더십을 앞세워 한국업체들이 3.5G, 나아가 4G 각 부문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 주도의 단말기 시장에 LG라는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유선 기반의 3.5G 무선 멀티미디어서비스인 와이브로 장비개발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KT·SK텔레콤 등 서비스업계의 ‘우려감’이 증폭됐던 게 사실이다.
사업자들의 미묘한 역학구도속에 차세대 단말기 개발을 놓고 삼성·LG전자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HSDPA·와이브로, 서비스 경쟁 “초읽기”=3.5G 서비스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HSDPA 서비스는 와이브로에 비해 한 템포 늦게 제공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이번 단말기·시스템 개발로 조기 서비스의 불투명성이 제거됐다.
유선기반의 와이브로와 무선기반의 WCDMA HSDPA간 영역 다툼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말 삼성전자와 HSDPA 단말기 시험테스트를 벌이는 등 서비스 준비를 비공개적으로 진행해왔다. KT는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와이브로 장비 발주에 들어가는 등 서비스 준비를 앞장서왔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일정대로 오는 2006년 와이브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이번 단말기·시스템 개발을 계기로 사실상 HSDPA서비스에 주력할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는 결국 두 서비스를 동시에 펼치는 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보고, 유선과 무선사업자간 서비스 경쟁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 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사진:삼성전자가 개발한 HSDPA폰을 노트북에 연결해 시연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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