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신은 최근 2∼3년 사이 ‘도끼(AXE)’ 이어폰으로 젊은층에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기업이다. 지난 81년부터 스테레오 헤드폰을 제조, 20년 넘게 이어폰·헤드폰 등 오디오 액세서리를 만든 전문 회사지만 일반인에게 이름이 알려진 건 불과 몇 년에 불과하다.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회사를 알려야 되겠다’ 하는 일들에 관심이 없었죠. 20대 때부터 공장, 거래처만 왕복했습니다. 기자를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네요.”
이어폰으로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올리고 제천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 4개의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 월 1000만개의 생산 능력으로 세계 이어폰 유동 물량의 15∼18%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이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물었더니 나진 사장은 이처럼 말했다.
무엇이 그리 바빴을까.
“20대의 철없던 시절에 현재의 회장님과 같이 회장님 선친의 전축 바늘 사업을 맡았지만 사양 사업이었죠. 다른 아이템을 찾다 음과 관련이 있으면서 소규모 자본으로 가능한 헤드폰, 이어폰을 하게 된 것입니다. 80년대 초 마침 일본 마쓰시타에서 한국구매사절단을 파견했는데 여기서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일본 기업들과의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마쓰시타와의 거래는 도시바, 산요, 소니 등 일본 굴지의 전자 업체들의 시선을 크레신으로 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 일본 기업이 워크맨으로 세계 오디오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하면서 크레신도 급성장했으며 한 때는 일본 거래처들의 전체 이어폰 물량 중 80%를 크레신이 담당할 정도였다.
“일본과의 거래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우리가 수출한 제품이 다시 국내에 수입되는 일이 생기더군요. 이 점이 안타까워 이제는 우리 브랜드로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불과 2002년의 일입니다.”
그의 말을 들으니 과거 워크맨 시절 소니, 파나소닉 등 외산밖에 없었던 이어폰 매장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크레신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에 마이크 이어폰을 공급하면서 또 다시 성장의 계기를 맞았다. 2002년 105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0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휴대폰이 해외에서 잘 팔리다 보니 번들 공급하는 크레신의 마이크 이어폰 매출도 쑥쑥 오른 것이다.
“이상한 소리 같지만 원음 그대로를 재생하는 이어폰이 아닌 음을 창조하는 이어폰을 만들고 싶습니다. 꾀꼬리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소음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를 모든 사람이 들어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소리를 내는 이어폰을 개발하는 게 꿈입니다.”
국산 제품이 매장에 더 많이 진열되고 해외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며 마지막 인사말을 건넸더니 나진 사장은 “올 연말 자가 브랜드 수출을 준비중”이라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고 사랑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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