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53)투시카메라

 1만7000가지의 색을 구별할 수 있는 인간의 눈은 그 어떤 생명체의 눈보다도 매우 훌륭한 기관이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물체의 이면을 보고 싶어하는, 물체를 투시하는 능력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가져왔다.

 인간의 투시 욕구를 채워주는 카메라로 최근 각광을 받는 것이 감광센서(CCD)다. 인간의 눈이 가시광선 영역에서만 볼 수 있는데 반해, CCD는 770㎚ 이상의 적외선 영역까지도 인식한다.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열이 발산되는 모든 것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CCD 카메라에 가시광선 차단 필터를 끼우면 어떻게 될까? 옷의 색을 내는 가시광선은 필터로 걸러져 보이지 않고, 옷 안쪽에서 반사된 적외선만 CCD에 인식되어 마치 옷을 입지 않은 것 같은 영상을 만든다. 이것이 투시카메라의 원리이다.

 CCD 카메라 외에도 투시 카메라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CCD와는 반대로 파장이 가시광선보다 훨씬 짧은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x-레이 사진은 몸속에 있는 뼈까지 보여주며, 최신 진단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CT나 MRI 역시 훌륭한 투시카메라로써 몸 구석구석을 자세히 보여준다.

 또, 항공기, 철도, 선박, 대형빌딩 등을 비파괴검사 하는 데는 중성자 카메라가 주로 사용된다. 중성자가 물체의 원자핵에 부딪히면 핵반응이 일어나 방사선이 나오고 이것이 필름에 찍히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데, 겉모습도 사진에 함께 남는다. 중성자 카메라는 공항에서 폭발물이나 마약 검사를 할 때나, 반도체 결함 검사, 다이아몬드 광석 탐사 등 매우 다양한 곳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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