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및 하이테크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 약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의회의 영향력 있는 인사와 IT업체 거물들이 잇달아 부시 행정부에 과학·엔지니어 분야 연구개발(R&D) 비용을 증액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특히 이들은 중국·인도로 대변되는 신흥국가들의 기술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 확대와 대학, 연구소 등에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 부시 행정부는 오는 10월 시작되는 2006 회계연도에 연구개발 자금으로 2310억3000만달러를 책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전회기에 비해 겨우 1%(7억3300만달러)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과학·하이테크 분야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는 행정부의 과기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원 과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셔우드 보러트 의원(공화·뉴욕)은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 연구개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행정부를 몰아세웠다. 크리스 도드 상원의원(민주당)도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 예산이 불충분하다”면서 “이 분야 연구 자금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행정부를 압박했다.
하원의 또 다른 의원도 “기술분야 연구 자금이 펜타곤(국방부)부터 시작해 미국과학재단에 이르기까지 보통 여러 정부기관을 통해 과학자와 연구원들에게 배분된다”면서 “부시 행정부가 2006 회기에 연방 연구개발 자금으로 전회기보다 1% 많은 1320억3000만달러만 책정하는 바람에 연구 관련 많은 정부 프로그램이 예산 삭감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질타했다.
하이테크 리더들도 같은 날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 경쟁력 약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인물이 크레이그 배럿 인텔 최고경영자(CEO)인데 그는 “미국의 과학, 엔지니어 분야 위기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 경쟁력 약화는 소련이 인공위성을 발사해 놀라게 했던 스푸트니크 쇼크나 쓰나미 충격에 버금가는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래서는 미국이 기술우위를 계속 지켜 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조기업협회 대표 존 엔글러도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 졸업생 수가 미국은 중국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미국의 혁신을 연구하는 단체인 ‘혁신의 미래’도 연방 정부의 연구개발 비용이 특히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군사 프로젝트에 대부분 몰려 있어 오랜 기간이 지나야만 성과를 거두는 기초과학 분야는 홀대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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