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칼럼]경제회생, 마음잡기에 달렸다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들린다. 반가운 소리다.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정부나 경제연구소의 진단은 거의 일치한다.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해찬 총리나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도 그렇게 말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아직 건설경기가 움직이지 않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 기조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최근 경기가 봄은 아니지만 대한(大寒)은 지난 것 같다. 확실한 것은 3, 4월쯤 돼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보면 우리 경기가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각종 통계 지표도 오름세다. 이를 반영하듯 내수가 다소 회복 추세고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다. 정부는 올해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IT839 전략, 벤처활성화,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 회복조짐이 보이는 현시점에서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떻게 해야 경기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기업과 정부, 정치권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기업은 그간의 소극적이고 수세적 자세를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 지난해까지 수익을 남긴 기업조차 설비투자나 연구개발투자에 소극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들어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제 기업인은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확보다. 1등만 살아남는 게 기업 세계다.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면 더는 발전이 없다. 고객이 외면하면 설 자리가 없다. 정부의 역할도 막중하다. 기업을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 이제껏 많은 규제를 완화했지만 핵심적인 규제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는 소리가 많다. 국제통화기금이 최근 한국관련 보고서에서 언제 어디서나 간섭하는 한국 관료의 손을 ‘유비쿼터스 핸드’라고 비유한 것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업인과 기업들이 기를 펴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 역할이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기업과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반복되면 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쌓이게 한다.

 정치권도 크게 자성해야 한다. 이제는 정쟁을 그만해야 한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정쟁의 전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는 민의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나 산업계가 제 일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제 때 처리해야 한다. 이번 회기에서는 국민의 살림살이를 최우선으로 챙겨야 한다. IT분야만 해도 방송·통신융합 구조개편, 방송법 개정안, 단말기 보조금 규제, 통신이용환경 개선 등 현안이 많다. 싸우면 몰골이 추해진다. 싸움질하는 국회, 놀고 먹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일이다.

 기업과 정부, 정치권이 제 역할에 충실하려면 첫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경제살리기를 하겠다던 그 마음과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공자도 사람의 마음을 “붙잡으면 간직할 수 있지만 놓아버리면 없어지고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며 가는 곳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으면서 변화무쌍한 게 마음이다.

 경제살리기는 각자가 처음 가졌던 그 마음을 꼭 잡고 있느냐에 달렸다. 새겨 들어야 한다. 그 마음을 놓치면 경제 불씨는 꺼지게 될 것이다. 안 그런가.

  이현덕주간@전자신문,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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