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업체 동남아로 `눈길`

저렴한 인건비와 제조 비용을 찾아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했던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경영환경이 양호한 동남아 지역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마닐라 북서쪽으로 250Km 떨어진 해발 1500m의 고원도시 바기오는 중국이 ‘아시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피폐해진 동남아 경제를 활성화 시킬 기대주로 부각되고 있다.가장 가까운 공항까지 4시간이 걸리는 지리적 조건과 폭우, 전력 비용의 급격한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 바기오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자사의 핵심 제조 허브 중 하나를 이 지역으로 이전할 만큼 평가를 받고 있다.

동남 아시아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약 4년전 중국이 블랙홀처럼 공장을 중국으로 빨아들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국가는 전자, 반도체 분야에서 수천개의 일자리들이 없어졌고 필리핀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 감소로 국가 위상마저 추락했다.

필리핀 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PSi 테크놀로지스 홀딩스의 아서 영 사장은 “필리핀의 칩 산업은 다른 칩 생산 국가들의 생산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10억달러 이상의 연간 투자가 필요하지만 중국의 부상으로 오직 절반에 불과한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동남아 국가들의 위기상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 반도체업체들의 동남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지난 2∼3년동안 이 지역의 칩 제조산업의 투자는 중국에 대한 과대한 의존을 벗어나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시도로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70년대부터 필리핀 지역에 관심을 갖고 공장을 건립한 TI는 이 지역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지난 2003년에는 인텔도 중국에 비슷한 조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에 새로운 연구 및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펜실베이니아의 컨설팅 회사인 세미컨덕터 기술 센터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사업인프라와 인적자원 면에서 중국보다 우세하다”며 “중국은 숙련된 노동력과 엔지니어, 관리자가 충분하지 않아 단순 임가공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로베르타 비에라 TI 필리핀 사장도 “바기오 지역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이 대학 교육을 받은데다 효과적으로 영어를 구사,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습도가 낮아 전력 소모가 적다는 자연적 환경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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