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최근 ‘인터넷 알박기’를 당한 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알박기란 회사명이나 브랜드명의 도메인을 미리 선점해 고가로 판매하는 것으로 사이버스쿼팅이라고도 한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하순 공모과정을 거쳐 ‘국민한마음’, ‘밝은미래’, ‘선진한국21’ 등 3개를 최종 당명 후보로 발표했으나 해당 당명의 도메인들을 선점 당해 다른 당명 후보를 추가로 뽑아 도메인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선점 당한 예비당명 도메인을 빼앗아 올 수 없었을까. 이에 대해 도메인 업계 관계자들은 “어렵다”라고 입을 모은다.
선점 당한 도메인을 되찾는 방법은 도메인 분쟁조정기구를 이용하거나 소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또 도메인 분쟁을 제기할 수 있는 자는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소유자에 한정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예비당명은 상표권이 등록돼 있을 리 없고, 상표법상의 주지저명한 상태로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분쟁조정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예컨대 유명기업들이 합병할 경우에 회사명 도메인 선점이 이와 유사하다. 지난 1998년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엑슨과 모빌이 합병을 발표하고 합병회사명인 ‘exxonmobil.com’ 도메인을 거액에 구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도메인은 한국인이 등록한 것으로 국내 사이버스쿼팅 붐의 원조 역할을 했었다.
만약 도메인의 등록시기가 한나라당의 예비당명 발표 시점 이후이고, 등록자가 신 당명을 미리 선점해 재판매 또는 운영상의 이익을 취할 목적이라고 판단될 때에는 한나라당은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 상의 ‘부정한 목적의 등록’ 과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부정경쟁행위’를 이유로 법적 소송을 제기해 사용을 금지하거나 되찾아 올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영리목적에 대한 입증이 어려운 데다 유명 정당이 당명의 도메인을 소송으로 찾는다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도메인 공인등록업체인 가비아의 주경훈 과장은 “인터넷이 필수적인 현재, 이름을 공모할 때는 도메인도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도메인의 확보가 불가능할 때에는 ‘iparty’나 ‘acropolis’와 같이 당명과 상관없는 상징적인 도메인명을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eparty.or.kr을 도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장은 기자@전자신문,j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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