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포스트 온라인시대

21세기 기업은 빠른 변화 속도에 방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갈수록 커지는 불확실성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매출 감소와 성장 둔화, 구매 패턴의 빠른 변화로 인해 매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대응 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이에 반해 소비자들은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은 보다 빠르게 새로운 구매처를 찾을 수 있고, 단순한 구매활동을 넘어서 사이버상의 커뮤니티를 통해 기업 경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의 욕구는 점점 까다로워져서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싼 가격으로 원하는 시간에 갖고 싶어한다.

 이 같은 인터넷 산업의 급격한 진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경쟁력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도 있다. 보다 빨라진 경쟁 사업자의 진입으로 시장이 잠식되면 어렵게 쌓아온 지배력을 한 순간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된 핵심 역량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역전될 수밖에 없다. 후발 주자는 기술 혁신을 통해 언제든지 선발 주자를 추월할 수 있다.

 낮은 원가를 기반으로 한 저가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이나 전략 혁신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자의 출현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지만 기업에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을 땐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구성원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고 내부의 저항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업 분야를 불문하고 빠르고 구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하고 있는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고 아예 게임의 룰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모든 것이 한 점으로 모이는 ‘컨버전시(convergency)’ 현상이다. 서로 다른 업종 간의 융합은 ‘쓰나미’ 효과를 일으켜 산업 전반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기업이나 제품이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구축한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른 핵심 역량을 흡입함에 따라 충돌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밀려난 패자는 시장에서 잊히는 것이다.

 컨버전시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인지(sense)’하고 ‘대응(response)’하는 속도다. 최근에 일어나는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바뀌다가 순식간에 변하고 보편화되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는 주체가 고객이라는 인식 아래, 고객의 소리에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시간으로 업무를 파악하면 변하는 행간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어 불확실성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지식기반 경영의 필수 조건이다.

 증권산업도 이제 ‘온라인’ 시대를 지나 ‘포스트 온라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터넷상의 정보와 기술을 평등하게 사용했던 고객들도 점차 콘텐츠가 복잡하고 다양화되면서 인터넷 활용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발생하는 지식의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고객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포스트 온라인 시대의 핵심이다. 2005년 증권업계는 온라인은 가고 온오프라인이 융합하는 포스트 온라인 시대인 지식경영의 원년을 맞게 될 것이다.

◆문홍집 대신증권 부사장 hjmoon@daish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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