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ERP 구축에 올인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함윤상 한국전력공사 전무(59·관리본부장)는 “올해 한전의 정보화 초점은 전사자원관리(ERP)에 정조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부터 ERP 구축 준비에만 2년을 바쳤습니다. 이제 사업자 선정 등을 통해 본격적인 구축작업을 진행하려 합니다. 따라서 이번 정기인사 때 관련조직 정비부터 차질없게 추진해 갈 계획입니다.”
함 전무에 따르면 이달 한전 정기인사 때 사장 직속의 경영혁신실이 신설된다. 실장은 당초 논의됐던 것보다 격상돼 처장급(1급) 혁신인사가 발탁될 전망이다. 따라서 ERP추진팀도 경영혁신실 밑에 편제된다.
이에 대해 함 전무는 “ERP 프로젝트의 진행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사장 직속의 별도 운영조직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함 전무는 그러나 “정보기술(IT)이 주가 되는 ERP 추진은 지양할 것”이라며 “따라서 ERP추진팀 역시 일선 현업프로세스에 능통한 인재 위주로 진용이 갖춰질 것이며 정보화추진처 등 기존 IT조직은 철저히 지원 체제를 유지하도록 체계화 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답게 2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한전은 자산 규모만 95조원에 달한다. 초일류 글로벌기업이라는 삼성그룹(92조원)보다 큰 규모다. 계열사만도 12개이고 한해 예산도 20여조원에 달하는 ‘공룡기업’이다. DJ정권이 서슬퍼렇게 추진하던 ‘전력산업 구조조정’도 결국 포기하게 만든 조직이 바로 한전이다. 따라서 지금껏 그 어떤 역대 사장도 함부로 ERP라는 ‘칼’을 기존 업무와 조직에 들이댈 수 없었던 것이라는 게 한전 안팎의 분석이다.
“성공적인 ERP 구축을 위해 한전은 CEO 주관의 정례회의를 개최합니다. 사장이 직접 진도를 체크하고 지침을 내릴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하겠습니다. ERP 구축의 최대 관건은 결국 CEO의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한 전무는 3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11월 충북에 구축한 한전백업센터를 5개 발전자회사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전산센터’로 확대·강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 전무는 “운영효율과 비용부담 측면에서 그룹차원의 공동 이용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계열사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통합에 따른 설비증설과 기타 부대비용은 이용사 공동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한 전무의 설명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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