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 환율 민감도 높아 경기 회복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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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조원 이상 줄어드는 등 IT기업의 환율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기대됐던 IT 경기 회복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대우증권이 환율 변화에 민감한 상장·등록기업 49개사를 대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변동을 예상한 바에 따르면 환율 100원 하락시 전체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율은 9.99%, 3.8%였으나 이중 IT기업 10개사의감소율은13.54%와 10.3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디스플레이업종 민감도 높아=IT업종 중에서도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의 환율 민감도가 높게 나타났다. LG필립스LCD는 기준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4.2%, 33.3%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IT기업 10개사 중 환율 변동에 가장 민감한 기업으로 조사됐다. 삼성SDI 역시 환율 100원 하락으로 인한 연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율이 각각 27.5%와 19.4%로 점쳐졌다.

◇IT 대표주도 영향권=국내 IT업종을 대표하는 양대 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환율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100원 하락에 따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25%로 2005년 영업이익을 9조1912억원으로 전망했을 때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LG전자도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율이 23.2%와 16.3%에 달해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밖에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도 영업이익 감소율이 17.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IT업종 대표주 대부분이 환율 영향권에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IT 경기 회복 지연 우려=이처럼 환율 변동에 따른 주요 IT기업의 실적 변화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IT 경기의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 강윤흠 연구원은 “최근 들어 IT 부문의 대미 수출 비중이 감소했지만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피하긴 힘들다”며 “환율 하락은 IT업종의 업황 회복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업종 환율 영향권 벗어나= IT 업종 중에서도 내수 비중이 높은 통신업종은 환율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증권은 KT의 경우 환율 100원 하락시 오히려 순이익이 700억원(5.9%)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순이익 감소율을 0.2%로 추정하는 등 미미한 수준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