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남진(南進)’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시장 규모가 크고 역내 자유무역이 추진되고 있는 아세안 지역 내에 잇따라 거점을 마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태국에서는 인재육성 등 소프트웨어(SW)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미 시작했다.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아세안 시장 공략은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하려는 아세안 각국에서 환영받고 있지만 내수 시장 지키기에 급급한 자국 기업들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여온 한국, 일본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기업의 진출이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ASEAN 시장 공략에 나선 기업은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 하이얼은 자사 브랜드 가전제품을 연내 베트남에서 출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베트남 민간 가전업체인 미쯔스타 호안 베트 준 사장은 “연내 한국·일본 제품보다 싼 하이얼 가전 제품을 수입할 계획이며 현재 하이얼로부터 TV, 세탁기 등의 부품과 금형, 조립 기술을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액은 지난해의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일본기업들의 투자액을 앞섰다. 투자 분야도 기존의 관광 등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낮고 노동집약형 산업에 유망한 지역으로 중국 기업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선 투자 분야가 제조업에서 인재육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태국 최북부 치앙라이 현 국립 메파르안 대학에 6000만 바트(약 16억원)을 기부해 중국어·문화연구센터를 건설했다. 현재 4명의 교원이 중국어 및 중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중국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주 목적이다.
태국 정부 역시 이 지역에 500㏊(헥타아르) 규모의 중국기업 전용 공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인데 이미 16개 중국기업들이 총 5억 위안(약 65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올 연말부터 공사에 들어가 최종적으로 100개 이상의 중국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에도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말 미얀마 양군에서 100개 기업 이상이 참가한 ‘중국수출물산전’을 개최했다. 3000㎡의 회장에 중국산 가전제품들이 소개돼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사관의 한 참사관은 “현재 중국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합병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4개국의 합계 인구는 약 2억명이며 각국 모두 높은 경제 성장율과 소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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