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PG업체에 거는 기대감

국내 전자결제대행(PG:Payment Gateway)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발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산파역할을 해왔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십만 건에 이르는 결제와 정산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도록 하는 기술과 그러한 거래에 대한 보안장치 그리고 실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량거래 감시를 위한 리스크관리기능 등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6년간의 짧은 인터넷 혁명기간이 그랬듯이 본 산업에서도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우선 한 가지는 신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적용에 대한 실정법의 입법화 지체현상이고, 두번째로는 그러한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산업 내에서의 위치 혹은 위상에 대한 포지셔닝의 문제였다.

 과거에 없었던 결제대행업이라는 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한 추가적인 업태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게 됐으나 이러한 ‘업’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게 된 것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다. 최초의 인터넷 결제대행 서비스가 시작되고 4년이 넘어서야 합법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광범위하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제대행업을 위법이라 할 수도 없었다. 적법한 법의 보호와 규제를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산업이 발전되고 진화해 온 아픈 과거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과거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직접 하거나 밴사를 통해 대면영업을 하던 가치사슬에서 벗어나 카드사-밴사-대표가맹점(결제대행사)-인터넷가맹점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유통망 형태의 가치사슬이 발생하면서 결제대행업의 역할과 책임이 형성되는 과정을 겪은 것이다.

 공급자 측면에서 가맹점 수수료 결정권을 갖고 있는 카드사와 수요측면인 인터넷상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양 축에서 역할과 위상을 갖추고 가치 창출을 해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더욱이 때를 같이하여 사회적으로 카드신용불량 문제와 비대면 거래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았다. 법적인 규제와 보호 영역 밖에 있던 사업군이 한때 불량거래의 온실로 인식되는 과정을 겪기도 했으며 신용카드사의 위기와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말미암아 최근까지 중소 규모 결제대행사의 폐업이 줄을 잇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업대상에 대한 시장제한, 하부 가맹점 심사권의 멸실 그리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말미암아 각 결제대행업체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난 극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적극적인 M&A를 통한 사세 불리기에서 쇼핑몰 운영, 복권사업, 솔루션사업, 밴사업, 그리고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방법으로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전자결제대행업에 대해 돌이켜보면 이제는 어느 정도 입법화된 사업자의 위상을 갖추었고 산업 내에서의 위상과 카드사와의 역학관계 등도 규정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단순히 대표가맹점의 사업영역과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외국사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듯이 신용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으면 한다. 한국경제의 카드신용불량 사태와 과거 결제대행사업자 스스로가 만들어 놓았던 폐해의 굴레에서 벗어나 전자결제 초기시장을 만들고 형성했었던 결제대행사업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지금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 다각화 혹은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명목으로 지금까지 쌓아 왔던 핵심역량을 저버리고 너무 빨리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결제대행업을 산업의 한 축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어쨌든 결제대행사업자 자신들의 몫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근 업계에서도 건전하고 투명한 거래관행을 정착시키고 과당경쟁을 지양해 시장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미래 결제사업의 한 영역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노력에 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바다.

  <조형준 이지스효성 부사장 blueocean@hyosung.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