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SDI가 일제히 기존 PDP 모듈에 비해 성능을 크게 개선한 PDP 모듈을 개발함으로써 국내 PDP 모듈업체들은 이제 생산능력, 가격 경쟁력, 품질 경쟁력 등 사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3가지 무기를 모두 갖추게 됐다.
특히 최근의 PDP 모듈 시장이 지난해와 달리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가는 과도기로 접어들고 있어 PDP모듈 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이번 제품 출시는 국내 PDP 모듈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능에서 앞서간다=국내 업체들은 올해 초까지는 주로 사이즈 측면에서 성능 우위를 강조해왔다. LG전자가 지난해 중반 세계 최대 사이즈인 76인치 PDP 모듈을 선보이자 삼성SDI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사이즈인 80인치 PDP 모듈을 선보였다. 일본업체들은 50인치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제품들은 상용 제품이 아니어서 일본 기업들은 이를 무시하는 모습까지 보여왔다. 일본기업들은 이에 맞서 콘트라스트와 밝기, 색상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며 마쓰시타는 4000대 1의 명암비와 1000칸델라의 PDP 모듈을 출시해 고품질 제품 시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 삼성SDI가 3000대 1의 명암비와 1000칸델라의 PDP 모듈을 생산, 품질 경쟁에 뛰어든 데 이어 LG전자도 3월 삼성SDI와 같은 규격을 만족하는 PDP 모듈을 출시했다.
이어 LG전자는 이달 5000대 1의 명암비와 1500칸델라를 지원하는 세계 최고 품질의 PDP모듈을 출시, 일본 기업을 앞지른 데 이어 삼성SDI는 10월에 1만대 1의 명암비와 1500칸델라를 지원하는 PDP 모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제품들을 계기로 국내 업체들이 패널 성능면에서는 일본기업을 앞서가게 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와 달리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된 최근 상황에서는 이러한 품질 경쟁력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본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을 견제하는 특허 이슈도 최근 2000년대 후반 국내 기업들의 특허 출원 증가로 미국에서는 20여건으로 격차가 줄어드는 등 지재권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눈에 띄고 있다.
◇양·질 모두 국내기업이 주도=국내업체들의 기존 경쟁력은 제조 경쟁력과 생산 능력이었다. 제조 경쟁력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에 비해 대략 30% 이상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능력도 일본 기업들을 따돌렸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투입 기준 월 13만개의 생산능력을 보유, FHP를 제치고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으며 LG전자는 지난 4월부터 A1, A2 라인을 포함해 월 14만개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판매 실적 기준으로는 삼성SDI가 16만 8000개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이어 FHP가 14만 5000개를 판매해 2위, LG전자가 12만개를 판매해 3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가 4월에 투입기준 월 7만5000개를 생산할 수 있는 A2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FHP, 마쓰시타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마쓰시타는 오는 2005년 가을 최대 월 25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가동, 2007년 월 38만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며 FHP도 2007년까지 월 생산능력을 25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LG전자가 오는 2005년에 28만5000개, 삼성SDI는 2004년에만 25만여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고 추가 증설도 적극적이어서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에서는 일본 기업을 앞서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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