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벨 거치지 않는 독자 네트워크 구축
미국 장거리전화 사업자 AT&T가 이른바 베이비벨로 불리는 4대 지역 전화업체에 대한 네트워크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유선통신시장에서 장거리 전화 사업자와 지역 전화업계가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공생해온 시장구도가 깨지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난 1982년 강제분할 이후 AT&T는 지역 소비자에 통화 서비스를 제공할 때 베이비벨이 투자한 지역 전화망 일부를 빌려서 사용해왔다.
AT&T의 한 관계자는 지역 전화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베이비벨을 거치지 않는 독자적인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미 버라이존과 퀘스트, SBC커뮤니케이션스, 벨사우스 등 4대 지역 전화사에 이러한 방침을 통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T&T는 통화연결에 필요한 스위치장비를 각 지역마다 독자적으로 갖추거나 베이비벨이 아닌 중소 전화업체의 통신설비를 임대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고객가정으로 직접 연결되는 수백만 전화회선과 지역 전화망과 전국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핵심회선의 경우 지역 전화업계에 계속 의존할 계획이다. 또 지역 통신시장에 대한 신규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 주에선 회선요금을 월 1∼4달러 정도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했다.
AT&T의 데비빗 도먼 회장은 이러한 계획에 대해 “베이비벨 입장에선 자신들이 구축한 통신인프라를 경쟁사(장거리 전화사업자)와 나눠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AT&T는 지역 소비자를 위해 독자적인 설비를 사용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므로 결국 장거리 전화업체와 지역 전화사 양측 모두에 이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T&T의 갑작스런 홀로서기 선언은 최근 장거리 전화사업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통신규정이 사문화되면서 지역 전화업계 위상강화에 대비한 자구책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지역 사업자가 설치한 통신네트워크를 장거리 전화사업자에 임대할 때 주정부가 회선용량과 요금수준을 정하도록 명시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통신규정은 무효이며 향후 60일 이내에 시정조치를 취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