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주말 한 벤처기업을 방문하고 벤처기업인들과 벤처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은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고 대행에게 전달했다. 물론 그간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신랄한 평가도 곁들였다. 이 자리는 국제통화기금(MF) 이후 한때 신경제 견인차로 각광받아 벤처업계가 현재 국정 최고책임자인 고 대행에게 모처럼 제 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고 대행도 그간 벤처기업의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에 대해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약속했다.
국민의 정부는 물론 참여정부에서 벤처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각종 법·제도가 입안되고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지만 벤처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한 겨울이다. 더구나 정쟁에 내몰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 시국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고 대행이 간담회 이후 일정을 급히 변경하고 당초 예정에는 없었던 점심까지 벤처기업인들과 함께 했던 것도 그만큼 벤처기업이 처해 있는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벤처기업 사장은 “고 대행과 반주를 곁들인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충분하게 전달했다”며 “고 대행의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고 대행과의 만남 이후 그간 만연됐던 국정 책임자의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됐다고 전한다.
고 대행의 이같은 행보가 아니라 침체를 거듭하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벤처업계에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민생 현안 챙기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 벤처업계가 고 대행과 정부에 바라는 건 요란한 구호보다는 실천이다.
고 총리와 벤처기업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 풍요로운 삶을 누릴수 있도록 하겠다는 참여정부의 희망과 비전을 앞당기는 견인차가 되길 바랄 뿐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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