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 칼럼]인터넷 민심이 곧 `천심`

 민심이 천심이라고 한다. 중국의 요순임금은 민본주의를 중시해 지금까지 동양권에서 성군의 대명사로 추앙받고 있다. 한마디로 백성이 제일이라는 것이다. 맹자도 국가의 구성 요건 중 백성을 첫째 자리에 놓았다.

 요즘 정치권이 탄핵 사태 이후 민심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국민을 우습게 봤다는 질책이다. 봉건시대에도 민심을 얻어야 천하를 얻는다고 했다. 그 수단이 바로 위민정치였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라면 부정부패 근절이라고 하겠다. 국민을 위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클린 정당으로 거듭나는 일이 선결과제다. 이 또한 돌아앉은 민심을 되돌려 놓기 위함이다. 이번에 클린 정치의 핵심 수단으로 인터넷이 등장한 것은 디지털시대의 반영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인터넷은 그동안 우리 삶의 변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사회구조를 바꾸는데도 기여했다. 이제는 정당체제도 전자정당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인터넷이 정당 구조를 얼마나 변하게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존 정치의 틀을 혁파하는데 인터넷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각 당마다 추진 방식이나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개념은 비슷하다. 이미 각 당마다 사이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사이버선거전략도 마련해 네티즌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3일 대표 수락연설에서 앞으로 선거비용의 인터넷 공개를 약속했다. 당의 정치 자금과 국고 보조금 사용 내용도 분기별로 국민께 공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넷을 사용해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그간의 그릇된 정당 구조를 타파하고 클린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파워가 확대됨을 보여 주는 일이다.

 구태 정치를 청산하는 방법에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이 비록 민심을 얻기 위한 방편이라고 해도 기대해 볼 일이다. 이미 각 정당은 비례대표 1-2석을 네티즌 투표로 뽑는다는 방안도 마련한 바 있다. 실천여부는 아직 미지수나 현실정치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을 보여주는 일이다.

 가정이긴 하지만 야당이 탄핵추진시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했다면 탄핵 후폭풍을 피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의사를 인터넷을 통해 묻고 그 결과에 따라 사안을 처리했더라면 의회 쿠데타니 의회 폭거라는 노도같은 국민의 질타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 도입은 정치권의 저비용 고효율 실현이나 청년층의 정치 참여 확대 등 득 되는 게 많다. 또 현안에 대한 민심의 동향을 즉시 파악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바로 대의정치의 구현이다. 상향식 정책도 추진할 수 있다. 일부 계층의 여론을 대변한다는 일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익명성을 악용한 욕설과 흑색선전은 막아야 한다. 이는 사이버테러이다. 사이버상 부작용을 방지하지 못하면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인터넷을 정치에 도입하는 것 자체가 민심을 정치에 반영하기 위함이고 이것이 바로 위민정치의 시발이다. 시스템을 갖춰놓고 실제가 부실하면 국민은 언제든지 등을 돌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지훈의 "山中問答"이란 시에 이런 글이 있다.

생략/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그 사람들 나라 일어나 잘하라고 하게/내사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자네 이 마음을 아는가/ 생략

 국민이 바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국민이 마음 편하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해 주는 것이 정치의 요체다. 클린 정치로 공동의 선을 구현할 수 있는 정치권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인터네 시대, 정치권은 국민의 이런 마음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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