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NT)은 나노미터(1㎚=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수준에서 물질과 소자를 다루는 기술로서,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등과 함께 21 세기 신산업 혁명을 주도할 핵심기술이며 IT·BT·ET(환경기술)의 발전을 받쳐줄 핵심 요소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나노기술에 의해 개발이 기대되는 나노소자와 나노기계는 소재구조가 나노화됐을 때 나타나는 특이하고도 새로운 물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나노소재 기술은 모든 나노기술의 기반 기술이라 하겠다. 일반인들은 보통 나노기술을 10년 또는 20년 후에나 산업화될 미래의 기술로 생각할지 모르나 나노기술 중에서 나노소재기술은 현재에도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대형 구조물이나 자동차 차체에 강도가 2, 3배 큰 나노소재를 적용하면 소재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자원과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최근에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원자재난과 가격 급등은 우리나라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 처럼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는 원자재와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나노소재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나노소재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고강도의 나노소재로 자동차 차체와 범퍼 등을 만들 경우, 연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환경오염도 줄어든다. 나노소재로 만들어진 연료전지를 자동차 엔진으로 사용하면 환경오염을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다. 또한, 화력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일산화질소 등은 나노촉매를 사용해야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공장 폐수의 정화도 나노촉매와 나노필터를 사용함으로 해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일본·독일 등에서 연료전지 자동차를 조속히 개발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서도 중요한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일본·중국·독일 등에서 나노소재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나노기술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있으며 2005 회계연도에는 1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나노소재기술 투자는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단련에서는 나노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일종의 정책 제안서인 ‘N-Plan 2002’를 통해 앞장서서 나노기술 및 소재기술 투자를 독려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액수도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의 5분의 1 내지 6분의 1 수준이나 이것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보아서 작은 액수는 분명 아니다. 또한, 정부에서는 지난 2001년에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분명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였으며 매년 나노기술발전시행계획을 세워 발전계획의 시행내용과 예산지원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하향식의 적극적 개발 전략은 중요 개발 대상을 사전에 선정하고 투자를 집중하여 가용 재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큰 의미가 있으며, 영국 등 여러 나라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중국의 경제가 급속히 팽창하고 기술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수년 내에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중국에 추월을 당할 상황에 처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견제가 심해져 기술도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국 기술의 모방·개선만으로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한계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나노소재기술에 대한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우리 연구자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첨단소재의 요소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역량과 인프라를 목표 지향적으로 결집하고 조직적으로 접근한다면 오는 2012년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소재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나라의 자원 부족을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며, 첨단소재 및 부품산업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으며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밑바탕이 될 것이다.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 단장 서상희 shsuh@kis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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