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의 정당성과 유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을"고객과 시장"이라고 할 때 연초에 도입한 번호이동성 제도(Mobile Number Portability, MNP)는 100점짜리 정책이 되고도 남음직하다.
정부가 밝힌 바와 같이 번호이동성제도의 도입취지는 기본적으로는 이용자 편익을 위해 품질과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며, 아울러 이동전화시장의 쏠림 현상 심화를 방지하여 유효경쟁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다. 즉, 번호가 장애가 되어 사업자선택에 제약을 받았던 고객들의 고민을 MNP에 의해 제도적으로 해소하고, 고객선택의 권리를 신장시켰다는 점에서 통신시장의 시장경쟁 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입자가 3천4백여 만 명에 이르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번호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20분에 불과해 적어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된 호주 등 제도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월등히 양호한 시행 여건까지 보유하고 있어 MNP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도입 취지의 타당성과 시행관련 제반 여건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의 시행성과는 당초 기대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월15일 현재,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1.2%에 불과한 가입자(40만6천여 명)가 번호이동을 했는데, 특히 2월 들어서 현격히 감소하여 번호이동 가입자수는 1월의 동기간 대비 6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번호이동 실적은 저조한 것임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MNP 제도 도입 자체 보다 제도가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사후 관리하여 제도 도입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까닭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고객의 번호이동을 현실적으로 가장 제약하는 요소는 단말기 교체 비용 부담이라고 지적했고, 우리나라보다 2달 먼저 번호이동성 제도를 시행한 미국의 경우 이런 요인을 고려하여 후발사업자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MNP 제도의 실질적인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우리도 MNP에 한하여 단말기 보조금 제한적 지급을 허용하되, 선후발 사업자간 차등지급 방안 등 고객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를 위한 사업자들의 일부 과열 마케팅을 제어하기 위해 최근 규제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활동 및 감시가 진행 중에 있으며, 2월 들어서는 그 강도를 더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부의 규제가 가뜩이나 경색되어 가는 MNP 시장을 더욱 냉각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떤 제도이건 그 시행 초기에는 다소간의 부작용은 예상될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정 되는 것을 그간의 경험에서 보아왔다. 여기서 정부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 것이다. 규제의 목적은 시장활성화와 고객편익 제고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 모처럼 좋은 취지의 번호이동성 제도가 과잉규제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시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번호이동성제도의 도입 취지를 되돌아보고 정부의 규제와 간섭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사업자 역시 자사의 이익 추구에만 급급하여 전체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붕괴시켜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시키고 결국은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불공정한 마케팅 활동은 스스로 자제하고 가격과 서비스 품질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함이 타당할 것임은 물론이다.
금년 들어 고객과 시장 모두에게 훌륭한 취지에서 시행된 MNP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통해 고객의 편익이 최대한 제고되고, 고객의 선택의 자유와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이동전화 시장의 유효경쟁 체제 구축에 크게 기여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상명대 국제통상학과 홍성태교수 sthong@s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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