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캐릭터 상품 아직도 좌판 신세?"

"전문매장 설립돼야 지속성장"

 “‘마시마로’손목시계 보셨나요?”

 캐릭터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통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산 캐릭터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는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 상품을 찾아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캐릭터에 대한 인식이 낮고 총판들이 영세하다는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돈이 되는 유행상품만 공급하려다 보니 대다수 신규 캐릭터는 소비자의 평가를 받기도 전에 사장되고 만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97년 5000억원이던 캐릭터 내수시장은 지난해 10배인 5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유통의 구조적 문제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비관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독자매장을 갖고 있는 유명 외산캐릭터 ‘헬로키티’처럼 국산 캐릭터 전문매장이 설립돼야만 캐릭터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호도 높지만 구입은 힘들어=최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전국 5대 도시 캐릭터 상품구매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산캐릭터 선호도는 47.8%에 달했다. 국민 중 절반 정도는 국산과 외산 캐릭터가 동시에 전시돼 있을 경우 국산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외산 캐릭터를 선호한다는 의견은 45%였다.

 상위 12개 캐릭터 중에도 국산은 ‘둘리’, ‘마시마로’, ‘뿌까’, ‘딸기’, ‘뿡뿡이’, ‘탑블레이드’ 등 6개를 차지했으며 일본산은 ‘키티’, ‘짱구’, ‘햄토리’등 3개 였다. 또 디즈니캐릭터로는 ‘푸우’와 ‘미키마우스’가 선호캐릭터로 나타났다. 국산 캐릭터의 시장점유율도 지난 97년 10%에 불과했던 게 35% 이상으로 높아졌다.

 문제는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것. 대표 캐릭터로 성장한 ‘마시마로’의 경우 실제 3000여종의 상품이 개발돼 있지만 이같은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평소에 캐릭터 상품에 관심이 많다는 황미란씨(26)는 “마시마로 관련 상품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며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국산 캐릭터 상품이 한정돼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재래시장 위주로 형성된 상품 유통구조에서 기인한다. 총판업체들은 국산캐릭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한 채 핸들커버, 인형같이 평범한 상품만 유통하고 있다. 상품 제고를 캐릭터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재래시장과 총판 등 중간 도매상의 상품가격 변동폭이 커 소매 가격이 유지되기도 힘들다는 어려움도 있다. 또 대부분 무자료 거래여서 유통량 측정도 불가능한 형편이다.

 그러나 재래시장이 캐릭터 상품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업체들은 좋지 않은 조건으로라도 이곳을 통해 유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형 할인점들이 캐릭터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있긴하지만 할인점의 고마진 전략은 관련업체들의 어려움만 가중시키고 있다.

 ◇민관 합동 전문매장 설립 시급=잡화 전문기업 쌈지는 독자 캐릭터 ‘딸기’의 전문매장을 전국 40여곳에 운영하고 있다. 전문매장 효과는 크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딸기’만으로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윤아 팀장은 “전문매장은 판로 개척 의미도 있지만 브랜드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다는 데에 보다 큰 의미가 있다”며 “캐릭터 상품이 길거리에 좌판식으로 깔리면 단기간 매출 향상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미지가 오히려 안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른 캐릭터 업체들도 그동안 전문매장 설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성공하지 못 했다. 이에 따라 민관 합동의 캐릭터 전문매장 설립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간의 정부지원을 받아 몇몇 캐릭터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운영하는 형태다.

 ‘마시마로’ 개발사인 씨엘코엔터테인먼트의 최승호 사장은 “캐릭터 상품은 유행 주기가 짧아 안정된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우선 캐릭터 유통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분위기를 뛰우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콘텐츠진흥원 캐릭터 산업팀의 엄윤상 팀장도 “좋은 캐릭터를 개발하고 라이선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품이 유통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유통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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