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전망대]애플의 야심

 애플이 휴대형 MP3플레이어 i포드와 온라인 음악 서비스 ‘i튠스 뮤직스토어’를 디지털 음악의 공개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4년 그래픽사용자환경(GUI)을 적용한 매킨토시 컴퓨터로 PC 혁명을 일으키고도 독점 전략을 고수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PC 시장을 내준 실수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은 MS의 윈도 운용체계(OS)용 제품을 출시하고 HP와 제휴하는 등 PC 이후 20년만에 찾아온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혁명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윈도 사용자도 고객=지난해 4월 출범한 i튠스 뮤직스토어는 현재 3000만곡이 넘는 음악을 판매하는 기록적 성공을 거두었다. i포드는 미국 내 MP3플레이어 시장의 30%, 하드디스크 기반 플레이어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얼마 후 애플은 윈도 OS 사용자들을 위한 뮤직스토어와 i포드도 내놓았다. 이는 애플만을 위한 서비스를 고집하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 윈도용 뮤직스토어는 리얼·월마트 등 쟁쟁한 업체들의 윈도 기반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제압했고 i포드 매출도 2002년 윈도 버전 출시 후 크게 늘었다.

 또 애플은 최근 디지털 음악 분야에서 HP와 제휴를 맺었다. HP가 i포드를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고 HP의 PC에 ‘i튠스’ 프로그램을 기본 음악 소프트웨어로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애플이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 음악 소프트웨어 및 기기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반면 HP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왔던 MS에게는 상당히 신경 쓰이는 소식이다.

 ◇두 번 실수는 없다=애플은 독자적인 매킨토시 시스템을 고집하다 PC 시장을 빼앗긴 경험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애플은 기술 라이선스를 거부하고 OS·하드웨어 등을 모두 통제하려다 시장점유율이 5%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또 PC 시장에 비해 훨씬 변수가 많은 디지털 가전 시장에서는 다른 제품과의 호환성이 보다 중요하다는 인식도 한 몫했다.

 애플은 음악·동영상 편집 등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디자인 능력, 영화사 픽사의 콘텐츠 등을 보유하고 있어 홈네트워크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즉 애플로서는 소규모의 독자 영역을 지키는 것 보다 다른 업체와 협력해 홈네트워크의 플랫폼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

 ◇경쟁 극복해야=삼성·델·게이트웨이 등의 업체들이 속속 저가의 디지털 기기를 내놓으면서 애플의 우위가 흔들린다는 것이 애플의 고민이다. 애플로서는 소규모의 독자 시스템 시장 고수와 개방된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입장이다. 또 자사 제품을 얼마나 개방해야할지도 문제다. HP의 i포드는 뮤직스토어의 파일 형식을 채택, 다른 음악 서비스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 경쟁 업체들에선 “애플은 일부 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폐쇄적”이라며 “i포드 소프트웨어나 디자인도 모두 라이선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애플의 공개 전략의 성패가 음악뿐 아니라 영화·동영상·홈네트워킹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달려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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