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시장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휴대폰 제조업계의 수익률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휴대폰시장은 컬러액정과 카메라, 웹브라우저 등 새로운 기능의 첨단 휴대폰이 대거 등장하면서 판매대수가 무려 5억대를 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노키아, 모토로라 등 유명 휴대폰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크게 못미쳤다. AWSJ은 전세계적으로 무리한 가격인하경쟁이 진행되면서 값비싼 부품을 내장한 신형 휴대폰이 1년전 구형 단말기보다 싼 값에 팔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서 시작된 번호이동성 시행을 계기로 각 이통사들이 최신 휴대폰을 고객유치용 미끼상품으로 제공하면서 유통시장에서 단말기값 인하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프린트PCS가 특정서비스 신규고객에게 무료로 컬러 휴대폰을 제공하고 있다. 불과 1년전 영국에서 170달러였던 가장 저렴한 컬러휴대폰은 이제 70달러대에 구입할 수 있다.
반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급증하는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에 내몰리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지난해 카메라, 컬러액정을 내장한 첨단 휴대폰 수십종을 출시했지만 지난 4분기 휴대폰의 평균판매가가 전년 동기대비 14%나 떨어졌다. 지난해 판매량은 18%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7%, 수익률은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토로라도 지난 3분기중 휴대폰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0%, 수익률은 6∼8% 각각 감소했다.
이는 거대한 잠재수요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매력이 부족한 중국, 인도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0월 중국의 월간 휴대폰 판매량은 16%나 늘었지만 재고처리용 가격인하 경쟁으로 수익률은 크게 나빠졌다.
또 이 신문은 18개월전 중국시장에서 자국산 휴대폰의 점유율이 20%였으나 지금은 40%로 약진하는 등 지역 경쟁자들이 자꾸 늘어남에 따라 다국적 휴대폰업체의 수익구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PC제조업체들이 주기적으로 더 빠른 CPU와 신형부품을 장착하고도 가격인하에 시달린 것처럼 휴대폰업계도 신제품이 나와도 값은 더 떨어지는 ‘무어의 법칙’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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