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맑음, 백색·AV 흐림.’
외국계 백색가전 및 AV기기 수입업체들이 허리띠를 졸아매는 ‘내핍경영’을 내년도 경영기조로 채택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공격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2004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대조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풀, 아에게, 소니, 필립스 등 IMF이후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외국계 백색 및 AV기기 전문업체들은 내년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하향조정하거나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사업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다.
월풀 냉장고·소니·파나소닉·후지쯔 등의 AV제품을 수입하는 두산은 올해 매출실적이 목표 대비 70%에 그치는 등 예상외로 부진을 보임에 따라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외산 가전업체들의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 매출 비중이 올들어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경기침체의 영향과 국내 기업과의 가격경쟁이 치열한 프로젝션TV 판매감소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아에게(AEG)의 국내 에이전트사인 코아인코포레이티드도 내년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20∼30% 축소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참여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고급 빌트인 가전제품의 판매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수입가전 대리점들이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가전판매에서 등을 돌리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 기반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 필립스전자 등 AV기기 업체들도 올해 매출이 목표대비 5∼10%가량 미달되면서 경비절감 등 내핍경영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비해 캐논, 코닥 등 디지털카메라 전문업체들은 적게는 30%, 많게는 80%에 가깝게 매출목표를 늘려잡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내년도 디지털카메라 시장규모가 올해대비 70%가량 성장한 13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캐논 디지털카메라를 수입·판매하는 LG상사는 기존 SLR디지털카메라 라인업에 할인점, 홈쇼핑 방송을 위한 보급형 컴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대거 보강, 업계 1위에 오른다는 사업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국코닥은 내년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방침아래 내년도 총 20여종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해, 올림푸스, 캐논 등 광학기기 업체에 빼앗긴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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