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버팀목`이 없다

"올르땐 찔끔~내릴땐 쭈욱~"

 코스닥 시장이 인터넷·게임주 등 IT부문의 약세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힘입어 좀처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 시장이 미국 다우지수의 1만선 돌파와 각종 경제 지표의 개선 등에 힘입어 800선을 견고하게 지키고 있는 데 반해 코스닥 시장은 지난 16일부터 엿새동안 무려 8% 이상 하락하면서 43.55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1월 개장일 종가인 46.60 포인트보다 3.05 포인트 낮은 수치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약세는 미국의 나스닥, 일본의 나스닥 등 선진국 기술주 시장과 비교할 때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게임주·통신서비스 등 IT섹터의 상대적인 약세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인터넷과 게임주 등 코스닥 주도종목들이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도 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개인들이 인터넷 종목에 대한 매수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연초 이후 지금까지 8600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연일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외국인들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도 공세로 일관하고 있는데 매도규모 역시 1200억원대를 상회하고 있다.

 게임관련 종목들의 악재 부각도 코스닥 지수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PC방업체들이 엔씨소프트· 웹젠 등 게임업체에 대해 불매 운동을 전개하기로 한 점, 다음게임이 PC방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점 등이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강원랜드·엔씨소프트·중소기업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거래소 이전에 이어 KTF가 내년 상반기 거래소 이전을 검토키로 하는 등 우량주의 거래소 이전에 따른 공백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코스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IT섹터의 부진, 외국인들의 인터넷 종목 매도, 게임주의 잇따른 악재 돌출 등에 큰 원인이 있지만 거래소에 비해 투자기간이 짧은 일부 펀드 및 기관들이 연말 결산 시점을 앞두고 이익 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8600억원에 달하는 위탁자 미수금이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폐장일 10일전 큰폭 하락하다 신년초에 큰폭 상승하는 등 빠른 복원력을 보여주었다며 최근의 주가 조정 기간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허도행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선 현재 단기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인터넷·게임 등 IT 종목의 반등이 전제돼야 한다”며 “주요 IT기업들의 4분기 예상실적 발표와 2004년 실적전망 등을 바탕으로 인터넷 등 코스닥 종목들의 상승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