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LCD업계와 일본LCD업계간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소니와 삼성전자의 LCD부문 합작 발표 이후 일부 일본 LCD업계 및 언론이 삼성전자에 히스테리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최대 LCD기업인 샤프의 카스히코 마치다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기술 수준이 충분치 않다”며 “샤프와 삼성의 TV 기술수준 차이는 2∼3년정도 샤프가 앞서있다”고 삼성전자의 LCD기술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저명한 경제 주간지인 주간다이아몬드는 지난달 소니와 삼성전자 LCD합작건에 대해 ‘발목잡힌 불평등 조약’이라며 소니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주간지는 합작이 2년 기한으로 진행돼 2년뒤에 합작이 해제되며 소니 기술진의 공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 불평등한 조건으로 소니가 삼성전자에 합작을 구걸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펄쩍 뛴다. 샤프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TV용 LCD기술이 그렇게 뒤지고 있다면 소니를 비롯한 일본의 굴지 가전업체들이 삼성 패널을 사용하겠냐”고 반문하면서도 또 다른 파장을 예상해서인지 조심해 하는 모습이다.
올해초만 해도 일본 기업들과 언론들은 삼성을 배워야 한다는 소리를 자주했다. 수익과 매출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 달리 삼성전자가 경이적인 매출과 순익을 올리자 삼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서슴없이 나왔다.
그러나 일본의 자존심인 소니가 막상 삼성과 LCD사업 합작을 발표하자 ‘삼성 예찬론’이 ‘삼성 히스테리’로 바뀌는 모습이다. ‘혼네(속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비이성적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 D램과 LCD 등에서 삼성전자가 선두업체로 발돋음한 것은 분명 비결이 있다. ‘철저한 자기비판’으로 유명한 일본기업들과 언론들의 요즘 모습은 예전에 느꼈던 거대한 일본에서 어긋나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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