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기 달래기엔 `백색 잡음` 효과 만점

 ‘아기들이 울음을 그치는 소리는 무엇일까.’

 숭실대 전자정보통신학부 배명진 교수팀은 15일 태아시절 엄마의 뱃속에서 듣게 되는 소리 연구를 통해 유아들이 불규칙한 소리인 백색잡음(White Noise)에 안정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배 교수팀은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서 목소리나 심장박동 소리보다 배를 쓰다듬을 때 발생하는 ‘쉬이익 쉬이익’하는 불규칙한 백색잡음에 친숙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산모는 안정한 상태일 때 손으로 배를 쓰다듬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되며 이때 태아는 TV의 빈 채널에서 나오는 소리와 같은 백색잡음 소리를 느끼게 된다. 또 산모가 운동을 하거나 움직임이 있을 때 옷이 배를 스치면서 태아가 백색잡음에 많이 노출된다.

 연구팀은 엄마의 심장박동소리가 유아에게 들리는 정도를 측정한 결과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것을 밝혀냈다. 배를 만지는 소리는 태아의 귀 가까이서 스치기 때문에 아주 크게 들리는 것을 확인했다.

 태아의 귀는 보통 엄마의 배 아래에 놓여있으며 양수에 쌓여 있다. 양수는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잘 전달하는데 높은 음은 반사특성이 나타나서 소리번짐(smearing effect) 현상을 유발한다. 외부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게 되면 그 대부분은 엄마의 뱃가죽에서 흡수돼 저음위주의 소리성분만 아기에게 전달된다. 이에 따라 태아는 누구의 소리인지 또는 무슨 소리인지를 잘 구분할 수 없는 정도로 저음위주의 윙윙거림으로만 인지하게 된다.

 배명진 교수는 “유아는 소리의 음높이에 따른 의미를 교육받지 않았기 때문에 말소리나 맥박소리 등을 인지할 수가 없고 태아기에 즐겨 들었던 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생후 5∼6개월 정도의 유아기 발달에 필요한 소리를 만드는 도구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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