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프로듀싱한 에코 1집도 마스터링을 빼곤 제가 PC로 작업한 것입니다. 디지털 음악 장비시장은 PC를 이용한 홈스튜디오의 확산으로 가능성이 큽니다.”
그룹 넥스트의 기타리스트에서 96년 디지털 음악 장비 사업가로 변신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 처음 응한 이고시스템 임창수 사장(34)은 음반 산업의 침체가 장비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할 것이 못된다”고 강조했다.
PC가 발전하면서 음악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아지고 사용자층도 전문가에서 일반인까지 확산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임 사장은 “음악 CD가 16bit/44KHz 정도의 음질이지만 PC로 녹음할 수 있는 수준은 24bit/96KHz까지 발전했고 비용도 현저히 줄어들어 전문 스튜디오에 가지 않고서도 집에서 음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로 손을 다쳐 기타를 놓았다는 임창수 사장은 디지털 음악 장비 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외산 장비의 거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장비에 대해 알게 됐는데 별 것 아닌 부품을 쓴 제품이 상당히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데 놀랬다”며 “5년간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고집스럽게 제품을 만들다보니 최근들어 회사가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고시스템은 외산 일색인 음악 장비 시장에서 홀로 국산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는 회사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오디오인터페이스가 주사업 영역이다. 오디오인터페이스란 악기와 PC를 연결하는 장비들을 말한다. 이고시스템은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80%가 수출이다. 세계 50여개국에 디지털 음악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기술력도 인정받아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하는 기술혁신우수기업(INNO-BIZ)업체로 선정된 바 있으며 수출유망중소기업·벤처기업으로 재지정되는 등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임창수 사장은 “국내에서 PC로 음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제품을 쓰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내년부터는 미국, 독일 시장을 집중 공략해 국산의 자존심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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