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서버 시장의 지존을 놓고 한국HP와 한국IBM이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사의 대결은 올 2분기, 한국IBM이 미드레인지급 유닉스 서버를 유통 모델로 전환, 한국HP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면서 예고됐다. 여기에 한국IBM이 국내 3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3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유닉스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HP를 제친 것으로 발표하자 한국HP가 그동안 소극적인 수성에서 적극적인 공성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일단 한국IBM이 밝힌 3분기 실적에 대해 한국HP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2분기 조사에서도 한국IBM은 10% 정도 뒤쳐져 있던 격차를 0.3%로 좁혔고, 같은 시기 다른 국가의 IBM 지사는 HP 지사의 실적을 이미 앞지르는 등 IBM 진영이 전반적으로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HP는 “일시적 현상일 뿐 1위를 탈환하는 것은 아무 문제 없다”고 일축한다. 그간 차세대 로드맵의 출발인 아이테니엄 서버의 라인업이 갖춰질 때까지 전략적으로 몸을 낮춰왔고, ‘이제 때가 됐다’는 승부욕을 다지고 있다.
김병두 한국HP 부사장(ESG 영업총괄)은 “경쟁사의 제품이지만 미드레인지급 모델의 가격 대비 경쟁력을 인정한다”며 “이런 조건 때문에 채널에서 제품을 수용하는 1차 판매에서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부사장은 “아이테니엄 초기 제품력이 IBM 파워4 마지막 제품과 비슷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제품 교체 시기를 맞는 IBM은 안정화되는 아이테니엄을 대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공격할 차례”라고 전의를 밝혔다.
특히 한국HP는 내년부터 한국IBM이 파워5 기반으로 제품이 교체되는 주기에 직면하는 만큼 로드맵 교체 시기의 난점을 최대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최근 미드레인지급 아이테니엄 서버 rx7620(8웨이)·rx8620(16웨이)을 출시, 2웨이(rx2600)부터 4웨이(rx5670), 그리고 32·64웨이 인테그리티 수퍼돔까지 제품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됐다. 여기에 내년 2월경에는 1유닛 형태의 아이테니엄 서버 rx1600를 추가로 출시한다. 한국HP는 이같은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한국IBM의 유통 전략에 본격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HP는 rx7620 모델을 우선 유통 모델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영업 조직도 강화했다. 최근 ESG(엔터프라이즈시스템그룹) 산하에 유닉스 서버 관련 채널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이 조직을 IA서버를 총괄하고 있는 ISS 송학동 이사에게 맡기는 ‘X(크로스)자형’ 조직 체제로 바꾸었다. 또 ISS에는 SMB팀을 별도로 신설했으며 유닉스 서버를 총괄하고 있는 BCS(비즈니스 크리티컬 시스템·전인호 이사) 산하에에는 HPTC리눅스팀을 신설했다.
한국HP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국IBM은 “전체 서버뿐 아니라 유닉스 서버에서도 드디어 IBM의 경쟁력이 발휘되는 것”이라며 한국HP의 대응 전략이 대세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란 반응이다.
업계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한국IBM의 점유율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미드레인지 서버가 여전히 총판과 채널에 머물러 있는 점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IBM 채널의 재고 물량이 실제 판매로 이어질수 있도록 어떤 지원책을 던지느냐에 따라 단기적인 승부가 결정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현재 파워4 칩의 후속 칩인 파워5 기반의 서버가 5월경 첫 출시되면서 본격 제품 교체 주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한국IBM이 연착륙에 성공할지 여부가 장기적인 판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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