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젠 경쟁력을 `디자인`하자

 ‘디자인’은 거시적으로 국가의 이미지와 경쟁력까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디지털 제품의 경우 아무리 성능이 우수하더라도 디자인이 떨어지면 시장에서 외면 당하고 있다. 그만큼 디자인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경쟁력의 핵심 척도가 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디자인산업 발전 전략’은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타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디자인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오는 2008년 G7수준의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거창한 청사진을 마련한 것 자체가 정부의 산업육성 의지를 읽게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금까지도 디자인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산업디자인 기술개발이나 기반구축을 지원하는데만 신경을 써왔던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이번 전략에는 참여정부 5년동안 총 100명의 스타 디자이너를 발굴, 1인당 최대 1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는 등 실질적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줄 창의적 전문인력 양성에 신경을 기울인 인상이 짙다. 이는 민간기업이 디자인 개선에 힘을 기울일 수 있게 하는 기본 요소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세계적으로 소비자 주권이 강화되고 소비자들의 기호도 까다로와지고 있어 이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마다 기업마다 디자인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디자인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복합적 디자인 개발에 힘써 상품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수출드라이브에만 역점을 둬 제품을 만들어 파는 데에만 급급, 부가가치가 높은 디자인 분야를 등한히 했던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상품 구매 동기조사에서 가격이 37.6%로 가장 높고 품질 15.7%, 디자인 4.2% 순으로 나타나 외국인들에겐 여전히 한국 상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많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그 이면에는 디자인 경쟁과 직결되는 소재의 개발이나 표면가공기술력이 취약해 좋은 제품을 내놓고도 제값을 못 받은 억울한 속사정도 있다. 하지만 우리 상품이 싸구려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값받고 팔리기 위해서는 디자인 및 브랜드 개발 등 질적인 변혁을 이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보면 디자인분야 R&D예산을 현재 200억원에서 오는 2007년 1000억원으로 매년 확대해 산업의 디자인 혁신능력을 향상시키기로 한것은 고무적이다.

 정보·지식사회라 일컫는 21세기는 인간과 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감성의 시대’라 할 정도로 디자인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어떤 것이든 ‘상품성’이 있으려면 좋은 품질, 마케팅력, 디자인 삼박자를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물건이 좋고 파는 능력이 뛰어나고 거기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디자인도 매력적이라면 나무랄 데가 없다.

 정부가 디자인 육성 의지를 분명히 밝히 만큼 기업들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할 것이다. 디지털시대에서 디자인은 과거처럼 적당히 상품 치장하는 ‘필요조건’이 아닌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이점에서 이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디자인으로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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