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경영진 불화

 미키마우스의 창조자 월트 디즈니의 조카 로이 디즈니(73) 월트디즈니 부회장이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맹비난하며 사임을 발표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디즈니는 아이스너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의 경영 방침에 대해 당신과 나 사이에 심각한 견해 차이가 있다”며 “최근 월트디즈니는 초점과 창조력, 전통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당신은 더 이상 월트디즈니 경영의 적임자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디즈니는 최근 계열 방송사 ABC 및 놀이 공원 사업의 부진, 후계 구도 문제 등에서도 아이스너 회장을 비판했다. 그는 아이스너 회장이 단기 실적에 급급, 장기 전략을 상실했으며 이로 인해 회사의 전체적 사기가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월트디즈니의 최근 부진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로이 디즈니가 얼마전 새 이사회 후보로 선임되지 못한 것을 기화로 폭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는 1990년대 애니메이션의 잇따른 성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으나 최근 성장세 둔화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사내 갈등이 커져 왔고 디즈니는 아이스너 반대파의 선봉에 섰다.

 디즈니는 서한에서 “아이스너가 자신을 이사 후보 명단에서 제외, 비판 목소리를 제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스너가 내 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행적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도를 넘어선 행동을 했다”며 “물러나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아이스너 회장측은 “72세가 넘은 사람은 퇴임토록 한다는 규정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로이 디즈니는 월트 디즈니의 조카로 태어나 1967년 월트디즈니의 이사가 됐으며 1984년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회장을 맡아 9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아이스너를 영입한 주역이기도 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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