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상품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이들 상품의 부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디어가 상용화된 제품중에는 전화기(AT&T)나 전구(GE), 이중소켓(마쓰시타)처럼 거대 기업의 모태가 된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인류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이디어 제품 가운데는 발명자의 사소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도 적지 않다. 구텐베르크는 책을 베껴 적는 일이 지겨워 금속활자를 발명했고 벤츠는 걷기 싫어서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철조망은 양이 울타리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용도며 훌라후프는 좁은 공간에서 노는 도시 어린이들을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발명품들은 엉뚱해 보일지라도 산업화·정보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담배갑의 셀로판 포장을 쉽게 뜯도록 고안된 테이프라든가 왕관 형태의 음료수 병뚜껑 등은 단순하기 그지없는 발상의 전환일 뿐이었으나 당대 산업계를 흔들었다. 카메라폰도 마찬가지고 최근 들어서는 바퀴달린 운동화, 끈없는 브래지어, 뿌리는 스타킹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아이디어 하나로 팔자를 고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계해야 할 점은 있다. 한탕주의에 눈이 어두워 현실성 없는 제품의 개발에 ‘세월을 죽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창의적 사고의 댓가인 만큼 아이디어 상품에서 오는 보상을 시샘할 의도는 없다. 발명 뒤에는 말그대로 불타는 의지와 열정, 창의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러한 발명품들이 없었다면 인류의 진보는 그만큼 뒤처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태가 세태이다 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성’ 발명이나 발상의 전환이 그립다. 비록 돈이 되지는 않는다 해도 음식점에서 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휴대폰을 빌려주어 문자로 주문토록 하는 사례야말로 그 마음 씀씀이 만으로도 각박한 현실을 사는 지금 우리에게 어느 것 못지 않게 필요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허의원 국제기획부 차장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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