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즐겁다, 게임이 즐겁다(Life is Fun, Game is Fun)’
게임은 산업이다. 게임은 얼마전까지 여흥문화 정도로만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식이 바뀌었다. 게임은 단순 오락이 아닌 창조의 주체이자 명실상부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일반화 됐다. 반도체에 이은 ‘산업의 쌀’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특히 게임은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이다. 획일적인 다량의 생산품이 아니다. 재료는 고유의 문화와 아이디어이고 생산설비는 우수한 게임개발자들이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으로서는 가장 경쟁력있는 상품이다. 내수시장 뿐만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게임은 세계 일류상품으로 가장 근접해 있는 산업 생산품이며 외화획득의 선봉에 서있다. 게임은 이제 국가 경제 성장의 차세대 동력으로 칭송받고 있다.
정부도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2007년 세계 3대 게임강국의 기치를 내걸고 게임산업 진흥에 나선다. 법제도를 개정해서라도 업계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보통신부의 입김이 강한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인 KT도 1000억원을 쏟아부으며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해외에서 국내 게임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 국내 게임업체에 투자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만과 싱가포르 등 중화권국가 메이저업체 사장들이 속속 방한해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게임업계의 상황은 ‘제2의 IT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최대의 게임쇼를 지향하는 ‘2003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 2003)’이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태평양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시대상황에 맞춰 그동안 안방잔치에 머물렀던 행사가 아닌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전시회로 거듭날 전망이다. 국내외 인기게임들이 총출동해 다채로운 행사도 벌인다. 특히 올해는 국제적인 게임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외 바이어들의 방문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안방잔치에 머물렀던 게임 전시회와는 달리 명실상부한 전 세계인의 게임축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일본, 중국, 미국, 유럽과 남미,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중동 지역 국가의 바이어 3500여명이 참관의사를 전해 왔다. 이들 대부분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들이다. 따라서 라그나로크, 넷마블, 네오위즈 등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의 시장 확장은 물론, 신규 온라인 게임업체들에게 해외진출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CTS를 주관하고 있는 영국어뮤즈먼트배급무역회사(BACTA) 이사회의 마이클 그린(Micheal Green) 이사와 마크 하워드(Mark Horwood) 이사가 참석해 아시아 지역에 비해 비교적 수출 실적이 저조한 한국게임이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바이어들도 대거 참관할 것으로 예상돼 드라마, 가요 등에 이은 게임 한류열풍이 불어 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와 리니지2를 합작해 중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도 이번 9회 대회의 공식 외국 후원업체로 선정돼 중국내 한국게임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주도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다.
이밖에 5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 제공업체인 텐센트와 온라인 게임 뮤(Mu)의 중국내 합작업체인 더나인(The Nine)을 비롯하여 소프트웨어 및 게임 유통업체인 금산화학, 환우지성 등을 비롯한 30여개 중국 업체들의 참관이 확정되어 인구 10억의 거대 중국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관하는 게임제작자협회 김정률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어느해보다 알찬 국제행사가 될 것”이라며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참관을 예약할 정도로 관심을 보여 성황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참가하는 업체는 66개사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전시규모 더욱 커진다. 또 다양한 부대행사로 훨씬 풍성한 전시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세계 게임시장의 추세대로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라비티, NHN, 넷마블, 네오위즈 등 국내 게임포털업체들이 총출동해 이미 서비스중이거나 개발중인 게임을 대거 출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이들 메이저 업체는 대부분 자사에서 서비스중인 게임 분위기에 맞춘 대규모의 부스 장치와 코스튬플레이, 즉석 게임대회, 인기 연예인 초청 등 다양한 이벤트를 동원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특별 이벤트를 선보인다. 프로 코스튬플레이어들을 동원, 게임내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몬스터들을 현실 세계로 옮겨와 게임이 현실이 되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길드 대항 ‘도전! 골든벨’ 퀴즈대회와 ‘엽기 닭살 커플대회’ 등 일반인들이 직접 참가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의 거대 게임 포털업체인 NHN은 서비스 예정작인 온라인 RPG 게임 아크로드를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사전 홍보 이벤트를 펼친다. 아크로드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거대 고성을 부스에 그대로 옮겨와 다른 부스들과는 차별되는 웅장함을 선보인다. 2층으로 설치된 성안에서는 다양한 보드게임들과 아더왕의 엑스칼리버를 연상시키는 신검뽑기 이벤트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NHN과 게임 포털 업계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넷마블은 다양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매우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부스 전체를 테마파크로 꾸며 관람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각 공간마다 독특한 미니 이벤트를 준비하는 한편 캐리커처와 솜사탕, 피에로 매직풍선 등을 무료로 제공하여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피망과 씰 온라인의 서비스 시작으로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에 나선 네오위즈는 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코스튬플레이, 퀴즈대회, 커플 목걸이 증정 행사들과 인기 연예인을 초청한 팬 사인회 등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점점 확장되어가고 있는 콘솔시장의 양대산맥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와 소니의 PS2 역시 참가해 양사간 국내시장 점유를 놓고 치열한 전시경연을 펼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 각각의 부스에 수십대의 게임기와 다양한 타이틀을 비치한 무료 체험공간과 즉석 게임 대회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간다.
아케이드 부스의 대량 증가로 침체에 빠진 아케이드 업계가 부활의 열망을 불태운다. F2시스템을 선두로 20여개가 넘는 업체가 참가한 아케이드 진영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마게임을 선두로 다양한 액션, 퍼즐 등의 새로운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30석 이상의 게임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하여 다수의 게이머들이 동시에 참여 할 수 있는 경마게임은 아케이드 시장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밖에 게임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대학생들의 코너도 마련돼 한층 신선한 전시회로 탈바꿈한다.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될 이번 전시회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안방잔치가 아닌 국제행사로 거듭나고 명실상부한 산업전으로 새로운 명함을 내미는 자리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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