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거리 곳곳을 장식하던 카드사들의 회원 모집 프로모션을 이제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일명 ‘가두 프로모션’이 불법이기도 하지만 카드사들이 이런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할 만한 자금 여력이 없다는 것이 더 큰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년에는 신규회원을 유치할 경우 한 명당 1만원 가량 웃돈을 주곤 했지만, 지금은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카드사 적자규모가 4조원 아니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카드사마다 열을 올리고 있는 마케팅은 고객관계관리(CRM) 기반의 타깃 마케팅이다. 고객의 특성과 요구를 분석한 다음, 이를 토대로 고객별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다.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고객만족·고객감동을 낳고, 이는 나아가 고객가치 증진, 잠재 고객 활성화, 평생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던 회원에게 영화 무료예매권이 배달되는 것이 한 가지 예. 이전의 매스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타깃 마케팅의 핵심은 VIP, 로열층이다. 상위 20%의 고객이 수익성의 80%를 커버한다는 ‘파레토법칙’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다수보다는 소수 우량고객이 기업 매출이나 수익에 대한 공헌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 이에 따라 카드사 대부분이 양질의 서비스로 우량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카드의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카드’는 프레스티지 카드로 명성을 얻고 있다. 처음부터 고급화, 다양화를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부터 우수회원 우대 서비스인 ‘VIP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회원만 전담으로 상담하는 우수고객 창구 개설에 이어 연회비 면제, 신한은행 금융수수료 할인, 한도 증액, 일시적인 연체 유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VIP급인 다이너스클럽 카드 회원에게 여러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연말까지 아태지역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이용할 경우 무료 조식서비스, 객실 업그레이드, 호텔 내 레스토랑 2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KB카드도 고객을 플래티늄, 플래티늄S(준플래티늄), VIP, 일반고객으로 세분화해서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래티늄 고객에게는 신규 가입시 특급호텔 1박 무료이용권과 동반자를 포함한 국내선 무료 항공권이 매년 1회 제공된다. 주요 골프장도 무료로 예약해 준다. 카드이용 또는 은행대출 관련 수수료도 면제하거나, 카드 이용시 적립되는 포인트도 일반고객에 비해 2.5배 가량 많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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