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최근 HDTV 조기 보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홈 시범가구에 대한 HDTV 공급 문제로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열린 디지털홈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시범 가구는 HDTV 보유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고안이 발표되자 사업자들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즉각 반발했고 정통부가 부랴부랴 해명 작업에 나섰다.
HDTV 보급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사업 계획서상 가능한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이 가능한 업체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사업자가 아무리 싼 값에 HDTV를 공급한다고 해도 소비자가 안 산다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게 정통부의 설명이다.
이같은 주장이 전혀 부당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사업자들의 부담도 그렇지만 디지털홈 구현시 고가의 HDTV가 당장 갖춰야 할 필수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주체인 전산원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HDTV 보급이 필요하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으면 말고’ 식의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시범가구인 만큼 보급을 의무화해서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이같은 견해 차이는 정통부의 HDTV 보급 정책과 연계해 볼 때 몇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통부는 최근들어 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의 조기 종식과 DTV 서비스의 원활한 확산을 위해 대국민 홍보관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으로 HDTV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정통부 관계자들은 어디에서나 HDTV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구매 유도만이 전부인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이번 디지털홈 시범사업 사례에서 제기된 비용 부담뿐 아니라 향후 HD셋톱박스의 지속적인 진화에 맞춰 미리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도 업그레이드를 확실히 보장해 줘야 한다.
HDTV를 구매하고도 현재까지 HD콘텐츠 공급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통부는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에도 HDTV 공급을 꺼리는 현시점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떨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3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4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5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6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7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8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9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10
서울대에 LG스타일러 … LG전자 '어나더캠퍼스' 확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