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 10년 필립스전자 신박제 사장

 “필립스 본사에 LG전자로부터의 PDP 패널 조달 및 PDP TV 완제품 OEM에 대해 강력하게 요청해 놓았습니다”

 신박제 사장이 필립스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맡은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다. 신 사장은 지난 75년 20명의 직원으로 설립된 필립스전자의 창립멤버로 입사, 93년부터 필립스전자를 이끌고 있다.

 “필립스로부터의 16억달러 투자유치는 윈-윈전략의 일환으로 IMF사태 이후 본사 그룹회장에게 제안했던 LCD, 조명, 소형가전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신 사장은 현재 필립스의 해외현지법인 60개 중 유일하게 본사로부터 대외활동을 허락받은 유일한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창립당시 수동소자 등 전자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했던 필립스전자를 10년새 한국에서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의 국내현지법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차세대 디지털TV 산업전망과 관련해 “실리콘액정표시장치(LCOS) TV가 현재 PDP와 LCD TV가 양분하고 있는 차세대 대화면 디스플레이 TV 시장의 복병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소비량 및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LCOS TV가 42인치 이상 대형 디지털 HDTV 시장의 판도변화를 가져 올 다크호스 제품이라는 것이다. 필립스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LCOS TV는 고선명 HD TV영상 구현은 물론 기존 반도체 라인을 통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우맥플러스 등 국내 TV생산업체들도 LCOS TV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LCOS TV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립스전자는 올해 매출액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하지만 내년에는 LCD TV와 음파치솔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워 매출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그는 내년 국내 경기전망에 대해 저비용 구조로의 선거시스템 전환, 신용카드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에나 내수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 및 노사문제 안정이 중요한 변수이자 시급한 현안입니다.”

 신 사장은 ‘기업은 이윤추구가 일차적인 목적이지만 사회공헌이 수반돼야 한다’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시민(Corporate-citizen Ship)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국내 체육발전을 위한 스포츠 외교 대사로서의 활동은 그가 건낸 명함에서 엿볼 수 있다. 신 사장은 현재 대한하키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외국기업협회 수석 부회장 등 총 10개의 대외직함을 갖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장실 벽에 걸려 있는 우수납세기업상 표창장은 그가 강조해 온 투명경영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다.

 “LG필립스LCD의 투자금액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또 필립스의 TV-CF 모델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아닌 박지성 또는 이영표를 기용할 생각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면도기의 대명사로 필립스를 떠올리게 됐고, LG필립스LCD는 성공적인 합작투자회사 모델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는 신박제 사장의 드러나지 않은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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