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통한 전통적 투자회수 청신호
벤처캐피털 업계의 전통적인 투자회수(exit) 방안인 투자기업의 기업공개(IPO)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도 벤처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까지 주춤했던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이 3분기를 기점으로 4분기부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 등 다각도의 투자회수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투자 업계의 투자기업 IPO라는 전통적인 투자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돼 관심을 모은다. 특히 투자기업의 IPO를 통한 투자회수는 벤처의 발굴-투자-사후관리-IPO-재투자에 이르는 벤처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현하는 기본모델이라는 점에서 벤처캐피털 등 기관 벤처투자가들의 내년도 투자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김한섭)는 지난 9월 이후에만 디지털대성·케이티씨텔레콤·토필드 등 3개 투자 업체가 코스닥에 등록됐거나 승인을 받아 향후 이들 업체에 투입된 약 27억원의 투자액에 대한 매도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KTB는 3분기까지 에스디·스프트텔레웨어·기가텔레콤·시스윌(이상 코스닥)·팬택앤큐리텔(거래소) 등 6개 업체의 IPO에 성공했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는 검색포털 엠파스로 잘 알려진 지식발전소, 토필드 등이 코스닥 등록 및 예비심사 통과에 성공했다. 회사 및 조합 계정으로 총 8억원을 지식발전소에 투자한 우리기술투자는 이달초 회사 계정 투자분 가운데 일부를 매각해 28억여원의 매도차익을 거뒀고 향후 총 120억원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양정규)는 지난 3분기에 IT 부품업체인 아모텍의 코스닥등록으로 7억원의 투자수익을 회수한 데 이어 오는 14일 특장차 제조업체인 오텍의 거래 개시를 앞두고 있다. 한미창업투자(대표 신기천)도 6억원을 투자한 지식발전소를 통한 매도차익과 함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로체시스템즈의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다.
곽성신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4분기 들어 수익성이 높은 투자 기업을 중심으로 IPO 신청과 등록이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장기적인 투자관점이 필요한 바이오 기업들의 코스닥 등록이 수월해지면 벤처 투자 업종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