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국가경제를 이끌던 산업 아이템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는 컴퓨터, 가전, 자동차, 휴대폰, 신용카드에 이르기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돌아보자. 반도체는 생활 곳곳에 숨어있다. 반도체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현재 IT강국, 정보통신 일등국가로 추앙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반도체에게 ‘산업의 쌀’이라는 최고의 호칭이 붙었다.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TFT LCD, PDP가 일반화되면서 디스플레이의 성장가능성에 초점이 집중됐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역시 크게 보면 반도체의 범주에 속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로 보기 힘들다. 더욱이 반도체는 경쟁업체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더 이상 특화된 ‘나만의 아이템’이 아니다. 일본과 미국이 어깨를 견주고 독일, 대만 등이 경쟁속에 뛰어든 상태다. 반도체의 경쟁력은 아직 유효하지만 신성장의 엔진이 되기에는 이미 체력이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신성장 ‘산업의 쌀’을 찾아야 한다. 신성장 산업은 무슨 보물찾기라도 하듯 그렇게 찾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산업의 조류에 맞춰야 한다. 그렇게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21세기 산업의 ‘햇쌀’은 자연스레 문화콘텐츠에 귀착된다. IT세상에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최종소비자가 손쉽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는 특화된 문화, 저마다의 장점이 쉽게 배어 나올 수 있는 독특한 상품이다. 다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이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반도체가 하나의 특성을 가진 상품이라면 문화콘텐츠는 개발자에 따라,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스펙트럼의 특징을 갖고있다.
따라서 한국 IT산업의 ‘햇쌀’을 찾는 일에 더이상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은 무의미 할지 모른다. 햇품종을 골랐으니 씨뿌리고 잘 가꾸어 수확하는 일만 남았다. 문화콘텐츠 중흥을 두고 각계에서 내는 목소리는 다르지만 결국 21세기 패러다임에 대한 의견은 같다. 이제 더 이상 문화콘텐츠가 반도체에 이은 대체제가 아닌 주도재로서 한국 IT 산업의 앞수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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