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내년 전략 마련 `골머리`

번호이동성 등 외부 환경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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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업계가 가변성 높은 정부의 정보통신 관련 정책과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내년도 내수 시장 경영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번호이동성을 비롯해 WCMA 단말기 보조금, 위성 DMB 등 정책적 이슈에 따라 휴대폰 시장의 규모가 100만∼200만대 가량 출렁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내수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 내년도 전략안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도 휴대폰 시장은 번호이동성 등으로 올해보다 10∼20% 가량 늘어난 1500만∼1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책적 변수가 많아 단정하기 힘들다”며 “경우에 따라 1200만∼1300만대에 머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단 내년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번호이동성, 보조금 부활 등 내년도 정책 이슈들이 모두 휴대폰 시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카메라폰 이후 수요를 촉발할만한 제품이 나오지 못해 국내 휴대폰 시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번호이동성 등으로 활기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함수관계를 따져 봐야 한다. 휴대폰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번호이동성의 경우, 사업자들이 벌써부터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휴대폰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정작 번호이동성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에는 휴대폰 공급대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허용이 될 WCDMA 단말기도 골치거리다. 서비스업체들이 WCDMA 서비스에 대해 소극적이어서 단말기 시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조금이 실린다 해도 100만대도 안되는 WCDMA 단말기 시장에 전력 투구하기 힘들 것”이라며“보조금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는 위성 DMB도 방송법 등 넘어야 산이 많고 단말기 가격 문제 등으로 단말기 시장 규모조차 예상하기 힘든 실정이다.

 업체간의 역학구도도 내년도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50%, LG전자 30%, 팬택&큐리텔 20%, 모토로라 10% 등을 내세우고 있다. SK텔레텍 10%, KTF테크놀러지스 5% 등 서비스 자회사들도 공격적이다. 노키아와 일본 업체들의 가세 가능성도 남아 있다. 어느 누구도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휴대폰업체들은 정책 이슈 선점과 업체간 경쟁에서 밀리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해보다 내수 시장 전략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