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지`의 문제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린 국제광전자박람회(IOIT2003)를 취재하면서 새삼 확인한 것은 중국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 광산업에서도 국제사회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규모면이다. 지난 91년 중국 정부가 가장 먼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한 동호고신기술개발구는 전체 면적(1500만평)의 10%만 개발된 현재 40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중 IT 벤처기업은 모두 200여개사로 소프트웨어 120개사, 광통신 65개사, 레이저 20개사 등이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향후 중국 정부의 육성 의미와 투자계획이다. 중국정부는 앞으로 5년간 이곳에 총 3조4900억원을 투자해 단지를 확대 조성하는 한편 세계 최대 광통신 생산 및 연구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공상은행·건설은행·상업은행 등 중국 각종 은행들이 투자자금을 내놓기로 약속했고 1억달러의 외화자금까지 확보했다 한다.

 특히 70개가 넘는 정부의 광관련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진행되고 광섬유·광케이블·광통신전송장비·레이저장비 등 80여개의 연구소와 20개 대학이 몰려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부터 동호고신기술개발구라는 명칭보다는 ‘우한 광전자밸리’로 더 알려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벌써부터 미국·일본·대만등의 광산업체가 이곳을 생산기지화하고 있다. 값싼 인건비에다 엄청난 내수시장이 외국기업에게는 더 없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광주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를 추진중인 우리 상황을 대비해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가의 통치 특성이나 인프라 규모 차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우리는 중국과 같은 광산업 육성의지나 비전을 제대로 갖고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4년이나 지났음에도 광산업을 국가전략이니, 지방특화산업이니 논쟁하고 지자체와 중앙정부간 지루하게 전개되는 예산숫자 타령과 부처나 기관별 주도권 싸움이 거대한 중국 앞에서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새삼스레 다가왔다.

 뒤늦게나마 컨소시엄이나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기회의 땅’에서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우한(중국)=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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