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바이러스 근절 보상프로그램’은 점차 전세계적으로 웜과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져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특히 MS가 이번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한 내셔널 프레스클럽 기자회견장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뿐만 아니라 대통령 경호실 및 인터폴 등 법 집행기관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 바이러스 문제가 국가안보차원의 문제로 격상했음을 보여주었다. 웜과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이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범 국가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배경=MS의 이번 프로그램은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바이러스 배포자를 색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현금으로 보상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웜이나 바이러스가 기승해 전세계 네트워크 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건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실제 시만텍 자료를 보면 지난 2003년 상반기 동안 신종 Win32 바이러스와 웜이 994개 이상 보고됐다. 2002년 상반기의 445개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바이러스 발생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MS는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자사 운용체계인 윈도를 겨냥한 웜과 바이러스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첫번째 보상 프로그램 대상으로 꼽힌 블라스터 웜과 소빅바이러스가 이러한 예다. 두개의 악성 프로그램은 지난 8월, 9월 윈도를 운용체계로 탑재한 전세계 수백만대의 PC사용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지난 10월초에는 미국 PC이용자들이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MS 윈도의 안정성 결함때문에 비롯됐다’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지리한 법정공방이 이뤄지겠지만 자칫 MS가 패소할 경우 MS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 등 MS 입장에서는 바이러스가 ‘발등의 불’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전개=FBI, 백악관 경호실, 인터폴 관계자까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앞으로 ‘사이버 범죄도 테러 수준으로 법 집행기관이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FBI 관계자는 “MS블러스터와 소빅 같은 웜과 바이러스의 악의적인 유포는 범죄행위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가해자들을 강력히 추적할 계획이며 앞으로 더 많은 업계-정부간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경호실 관계자 역시 “웜과 바이러스 유포와 같은 범죄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원을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업계와 정부의 협력체제가 공고해질 것임을 전망했다.
이에 앞서 스티브 발머 MS최고 경영자도 지난 9월 실리콘밸리에 있는 처칠클럽에서 “최근의 보안위협은 기술혁신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고 바이러스 도전에 새로운 차원의 응전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백신업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해 바이러스에 대한 업체간 대응체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