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 me]멀티 상품시대 닫힌 지갑을 열어라!

 소비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 가족과 건강 중심의 생활 등 3대 요인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상품이 소비를 이끌고 있는가 하면 저렴한 여행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할인점들은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달라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일석다조’ 상품. 가격은 저렴하면서 주5일 근무제에 따라 주말 여행이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 나와 가족의 건강과 주변 환경까지 동시에 고려한 상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따라 유통업계는 매장 영업시간 연장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거세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심야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대형 할인점은 평균 2시간씩 연장하다가 아예 24시간 영업이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꺼내 들고 나섰다. 백화점은 평균 1시간씩 연장했고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은 심야 구입고객이나 매출이 낮은 특정 요일 구매고객에게 별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LG홈쇼핑 신상품개발팀 김민정 과장은 “상대적으로 주말 매출이 저조한 가운데 올 들어서는 토요일 매출이 가장 저조하다는 것이 특이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결국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주중 심야시간대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주말 쇼핑객이 줄고 있다는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직장인들은 주말을 피해 주중 심야 시간대에 가족과 함께 상가를 찾고 있다.

 최저 매출 시간대가 일요일 오전이었던 TV홈쇼핑 업계는 올들어 토요일 오전이 최저 시간대로 바뀌었다. 전자상가들이 휴무일을 잇달아 주중에서 주말로 옮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유통가에서 가장 화제가 된 상품은 ‘이민상품’이다. 이민상품이 돌풍을 일으킨 요인은 무엇일까. 이민상품의 인기는 TV홈쇼핑에서 판매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밝힌 3가지 시대흐름이 그대로 반영돼 나타난 결과다.

 경기침체에 따른 불안한 소비 심리는 일단 생각 외로 저렴한 비용에 이민을 적극 고려하게 만든다. 주5일 근무제의 혜택에서 소외된 중소기업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한몫했다.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갈수록 힘에 부치는 교육 여건과 환경 문제는 이민을 가족 전체의 미래를 개선해 보려는 해결책으로 떠올리게 만들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일고있는 ‘일석다조’의 소비 트렌드는 비용 대비 편익과 효용성을 중요시하는 ‘가치중심적 소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거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구입하는 소비스타일도 ‘일석다조’를 추구하는 소비트렌드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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